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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와 문화, 미래의 가치를 품고 있는 서울 한양도성에서
      우리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그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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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Ep.01 김남길과 한양도성 길을 걸어요

    우리가 만드는 문화유산, 한양도성 1화

    김남길과
    한양도성 길을 걸어요

    2016년 8월 16일 연재

    안녕하세요? 김남길입니다. 여기가 어디인지 아시겠어요?

    서울 한양도성입니다. 저는 얼마 전 영화 촬영이 끝나고 여행을 떠나는 대신 한양도성을 걷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도성을 곁에 두고 살고 있었지만 관심 있게 바라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한양도성을 언제 한번 다시 찾아와야지 했었는데, 이제야 찾아와 걷고 있네요.

    이 길을 걸으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걸었던 한양도성의 길과 그 길을 걸으며 궁금했던 것을 다시 찾아보고, 알아가게 된 과정들을 총 11회에 걸쳐 연재하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 여러분들도 함께 공감하고 경험하기를 바라며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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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길을 읽어주나요?

    많은 분들이 물어봅니다. 왜 한양도성을 걷느냐고, 왜 길을 찾고 그 길을 읽어주는지 궁금해합니다. 저는 사람이 걸어온 길이 우리의 역사이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길을 찾고 그 길을 걸으며 나의 이야기도 그 길에 더하게 된다면,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고 있음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길을 찾고 그 길을 읽어주는 과정을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었고, 일상의 작은 여유를 느낄 수 있었기에 이런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길’은 우리의 역사, 인생, 감성, 사람, 삶...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길은 삶의 기록과도 같은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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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인생, 감성, 사람, 삶..

    어떤 것 하나 소중하지 않고 기본적이지 않은 것이 없겠지요. 사람은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본질적인 것을 포함해 우리가 살면서 어떤 가치가 중요한가를 알게 해주는 것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도 길을 한참 뛰어가다가 멈춰 서서 땅을 보기도 하고 그 땅에 넘어져도 보면서 '아, 이제 시작이구나' 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노인 분들은 많은 길을 걸어오셨으니까 그 인생에 대한 역사만큼 뒤를 돌아볼 수도 있겠지요.

    젊은 청년들은 지금 정신 없이 뛰고만 있는데 그 뛰는 것들이 내가 잘 뛰고 있는 건지, 내가 뛰고 있는 땅 그 발 아래는 도대체 어딘지.. 라는 것들에 대해서 길을 걸으며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디라고 한정 짓지 말고 그냥 누구나 위로를 받고 싶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하고 싶고.. 그럴 때 찾아가 걸을 수 있는 길, 그리고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서 읽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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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한양도성을 걷나요?

    작년에 길이야기 캠페인 '길을 읽어주는 남자, 성북' 편을 진행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어릴 적 좋아하던 '성북동 비둘기' 라는 시에 이끌려 찾아갔던 성북동 북정마을의 골목길과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느껴지는 무언가가 저를 위로하고 평안함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현재는 너무 빨리만 나아가려고 합니다. 북정마을의 골목길은 이런 속도감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사실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이고 우리가 사는 모습이다.” 라고 얘기해 주는 거 같았습니다.

    어릴 때 뛰어 놀던 골목길도 생각났습니다. 골목길을 지나던 동네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웃을 수 있고 인사를 건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사람 사는 정’ 인가 싶었습니다. ‘삶의 속도에 등 떠밀려 상처 나고 아픈 마음이 느릿느릿 아물게 되는 곳’ 이라는 최성수 시인의 시처럼 말입니다.

    특히 북정마을에는 마을을 품은 듯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서울성곽이 펼쳐져 있습니다. 깜깜한 밤에 성곽 위에서 바라본, 성곽 안과 밖의 다른 풍경이 제 마음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주변에 대하여 호기심을 갖기란 쉽지 않은 법인데 그날은 유독 한양도성이 낯설게 보였고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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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정마을에서부터
    장수마을까지 성벽을 따라
    길을 찾아 걸어 봤습니다

    그런데 한양도성의 길을 걷기가 쉽지 않더군요.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아가서 걸을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봐야 했습니다. 한양도성의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성곽이 유실되어 가다가 끊기는 곳도 있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헤맸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출발지와 도착지가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곳, 마을에서 마을로 연결되는 길을 찾아봤습니다. 제가 한양도성을 다시 만나게 된 곳, 성북동 북정마을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장수마을까지 걸어갔더니 딱 3km 정도였습니다.

    아침 10시에 시작하니 12시쯤 도착하는 거리였습니다. 이 길을 찾기 위해 네다섯 번은 간 것 같은데 한 번은 한성대 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서 마을버스를 타고 가보고, 한 번은 북정마을 골목길로 걸어 올라갈 수 있는 길을 찾아가 보고, 또 한 번은 성북동 기사식당 근처에서 끊어진 성벽을 찾느라 헤맸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길로 한양도성을 찾고 걷다 보니 이 길을 찾아와 걷는 것도 쉽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저만의 한양도성 코스를 만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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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찾아야 할
    한양도성의 길은 15.6km

    한양도성의 길이가 18.6km라고 하는데 아직은 북정마을에서 혜화문을 지나 장수마을까지 3km 정도밖에는 길을 읽어주지 못 했습니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한양도성의 길을 찾아서 나머지 15km의 길도 읽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한양도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사료도 찾아보고 책도 읽고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면서 학구열에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꽤 재미가 있습니다. 어릴 때는 시험 준비를 하느라 역사 책을 봤다면, 요즘은 호기심에 흥미롭게 역사 책을 들춰보는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찾고 읽어줄 한양도성의 길 3km와 이제부터 찾아 나서는 15.6km를 프로젝트 연재를 통해서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한양도성의 걷기 좋은 길을 찾고 그 길을 읽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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