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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세상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Hwashin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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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스토리 크리에이터 3년, 그 시간이 내게 준 것
    name : 손화신    date : 2019-09-11 14:04:47
    추천수 6
    조회수   50
    길스토리 크리에이터 3년, 그 시간이 내게 준 것
    글 : 손화신 (작가)

    나는 내 시간과 재능이 모두 돈으로 환원된다는 것을 안다. 때문에 그것들을 아무에게나 쓰지 못한다. 신생아 모자 뜨기 캠페인을 발견하고서 ‘나도 동참해 봐야지’ 생각하다가도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돈 되는 일’을 해내느라 모자 뜨기는 뒤로 밀리고 만다. 매일이 이런 식이다.
    돈 따위는 찢어 버려도 아무렇지 않을 마음.
    어른이 듣기에 전혀 말이 안 되는 그런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건 어린이뿐이다. 아직 돈의 노예가 되기 전의 순수한 종족. 그들은 돈이 안 되는 일만 골라 한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아끼는 물건에 온통 마음을 주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그렇다면 역으로, 어린이처럼 돈은 개나 줘 버려도 되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할 때 어른들은 노예 상태에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재능 기부 같은 것 말이다.
    나는 기부니 봉사니 그런 거 모르고 살다가, 몇 해 전에 배우 김남길이 만든 문화 예술 NGO ‘길스토리’와 인연이 닿아 그때부터 나눔에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길스토리에 글을 기고하면서부터, 재능 기부나마 이렇게 하고 있으니 내 삶이 조금은 덜 비루한 것처럼 여겨졌다. 내가 돈만 벌면서 사는 사람은 아니구나, 돈이 되는 일만 하는 돈의 노예는 아니구나, 하는 일말의 안도감과 자부심.
    그건 내가 조건 없이도 남에게 내 사랑을 내어줄 수 있는 넉넉한 인간이 됐다는 ‘K 마크’ 같았다. 제대로 기부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아주 콧방귀를 뀌고도 남을 일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좋은 의도로 그런 간단한 기고라도 시작한 내가 기특하다.
    ‘돈 안 되는 일’을 하나쯤 하는 것. 이것이 휴머니즘을 회복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 이 글은 손화신 작가의 신간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에 실린 글입니다.

    _2016년 8월부터 길스토리 크리에이터 멤버로 활동 중이다. 6년째 문화예술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나를 지키는 말 88>의 저자이기도 하다. 2019년 9월 1일, ‘제6회 카카오 브런치북’ 대상에 빛나는 두 번째 책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웨일북)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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