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CDATA[Gilstory - Challenge for the Unlimited Possibilities! > 이성수]]> 이성수]]> 이성수 https://gil-story.com 제공, All rights reserved.]]> Sat, 23 Nov 2024 18:06:09 Sat, 23 Nov 2024 18:06:09 <![CDATA[Beautiful wave]]>
Beautiful wave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Guitarist 40F oil, acrylic and pastel on canvas 2019
Flower bouquet
내게 음악은 진동입니다.
음악이 들립니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도 이미 음악은 내 안에 가득합니다.
현은 진동을 시작하고 관객의 마음도 요동하지만 내 마음은 고요하고 엄격합니다.
내 손의 움직임은 더이상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흘러가고 있을 뿐입니다.
이 흐름은 내가 만들었으나 또 나를 띄워 보낼만큼 유장하기도 합니다.
이제 점차 곡은 더욱 격하고 급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끝을 향해가는 이 아름다운 여정을 나는 이제야 즐길 수 있습니다.
수많은 반복과 개선의 기억은 이렇게 하나의 현상이 되어
아름다운 진동을 만들었습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Fri, 16 Sep 2022 13:33:55
<![CDATA[꽃을 주는 핑크맨]]>
꽃을 주는 핑크맨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꽃을 주는 핑크맨 40F호(100*80.3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2
Flower bouquet
꽃은 최소한의 표현입니다.
내가 그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꺾을 때 함께 꺾었던
내 일반적 호기심과 동물의 마음을 보셨다면
꽃은 그저 내 사랑의 작은 상징의 부분이었을 뿐임을
아셨을 것입니다. 꽃과 함께 나는 내 마음의 욕심을 꺾고
꽃과 함께 난 내 아름다움을
그대에게 드렸습니다.
사랑은 상징으로 거대해집니다.
그러나 상징은 오히려 비밀처럼
본질을 쉽게 위험에 빠뜨립니다.
꽃을 드리는 제 마음이 그렇듯 두 갈래이었습니다.
그것은 꽃이 내 마음을 가두어 버리고
제한하여 그대에 대한 내 사랑을 한계 지을까 하는 두려움과
그래도 모든 것을 죽여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 이 꽃처럼
내 마음의 모양과 닮은 선물은 없을 거라는 안도감입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Wed, 17 Aug 2022 15:03:33
<![CDATA[가슴을 보이다.]]>
가슴을 보이다.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가슴을 보이다. 40F oil, acrylic and pastel on canvas 2019
가슴을 드러내는 게 부끄럽나요?
아뇨. 전혀요.
난 내 가슴이 자랑스러워요.
그렇지만 자랑스러운 걸 늘 드러내놓고 다닐필요는 없는거죠.
당신에겐 가슴이 상징이겠지만 내게 가슴은 내 일부예요.
당신에겐 가슴이 보이면 있고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흥미로운 물건이겠지만 내게 가슴은 여전히 거기있어 감각으로 느껴지는 소중한 나예요.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Wed, 8 Jun 2022 16:45:10
<![CDATA[Fat man]]>
Fat man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Fat man with flower bouquet 20F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1
오늘도 옷이 많이 끼네요. 하하하
어제 좀 덜먹을 걸 그랬나 봅니다.
매번 좀 조절해 보려 하지만 음식 앞에선
생각이 멈추어버립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점심을 먹으면서 점심과 겹치지 않는
저녁 쿠진을 떠올립니다.
출장을 갈 때면 그곳의 맛집을 먼저 검색하고
여유시간엔 먹방을 봅니다.
내 일상은 음식으로 채워져있고 난 행복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까진.
내게 꽃은 매우 이례적으로 사치스러운 소비입니다.
그것은 내가 꽃을 먹지 않기 때문입니다.
꽃은 향기롭고 아름답지만 온전히 당신만을 위한
선물입니다. 당신을 알고 난 부끄러움이 많아졌고
음식 생각을 안 할 때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 꽃이
그대의 손에 들릴 수 있다면 난 굶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면서 난 작아지고 있고,
꽃과 함께 난 약간 시들고 있습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hu, 14 Apr 2022 12:11:17
<![CDATA[봄의 전령]]>
봄의 전령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봄의 전령 259.1 X 193.9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19
길에 들어서다.
오늘 나는 아직 오지 않은 봄의 전령을 가지고
숲을 달리고 있었다. 나의 사명은 봄을
조금 빨리 알려 지쳐가는 이들에게 찬 공기에도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어디로 가야 할까? 막연한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난
토끼는 잠시 멈추어 나를 보더니
달려가기 시작했다.
길에서 벗어나다.
나는 별다른 이유도 찾지 않고 처음 나타난 이
토끼를 쫓기 시작했다. 사명이 내게 이정표를
주진 않았기 때문이다. 막연한 토끼를 쫓는
나는 잠시 봄을 잊어버렸다. 달리는 속도와 목덜미에 스치는 찬 공기와 떨어져 내리는 나뭇가지가 나의 달음질을 극적으로 고조하였다. 우연과 같은 개입으로 토끼를 쫓는 중에 나는 사슴을 스치며 봄을 권했고, 고양이를 지나며 봄을 세례하였다.
한참을 달린 후 난 이제 달리는 환희에 차서 외친다.
‘이제 봄은 곧 만연할 것이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ue, 8 Mar 2022 17:26:56
<![CDATA[향기로 채움]]>
향기로 채움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향기로 채움 40F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1
정원의 수풀은 향기로 나를 채우고, 지우고, 점유한다.
오늘 이 유희의 전장에선
매우 공격적인 릴리와 장미가 선발로 달려 나오고
아카시아와 배꽃 향기가 배수진을 치며
바질과 루콜라, 허브 병정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향기의 빈자리를 채운다.
나는 일종의 환희를 맛보며 하나하나의 정체를 밝히기도 하고
둘 셋, 혹은 모두의 하모니를 음미하기도 한다.
향기는 늘 빠르게 지나가는 경험이다.
그러나 난 한 번도 내가 경험하고 보낸 향기를 아쉬워해본 일이 없다.
내게 향기는 아름다운 감각임을 넘어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향기는 순간이지만 내게 호흡이 되어 허파를 통해
뇌의 어느 부분엔가 남아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그 향기를 다시 맡으면
그 향기와 함께 지나간 그 시절의 모든 경험이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향기는 호흡, 내 안에 있어 실재이니
향기와 함께 모든 지나가는 순간은
현재로 간직될 것이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Fri, 15 Oct 2021 13:43:26
<![CDATA[at the gate]]>
at the gate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나 이제 이곳에 올라 삶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인생은 욕망으로 가득했고 욕망은 폭력을, 폭력은 후회를 갖게 하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한 번의 인생이 무척 길기도 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 많은 장소들, 그리고 예술.
내 인생이 이렇게도 풍성하였던 것은 영원 같은 순간들 때문입니다.
내가 만난 예술작품과 예술가들, 내가 경의를 금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장소들, 그리고 사랑.
난 이제 이 곳에 앉아 다시 인생을 논합니다.
욕망이 없었다면 나의 긴 삶은 지루했을 것이고
영원과 함께 간직할 어떤 것도 남지 않았을 거라고.
다시 생각해보면 내 인생은 욕망으로 가득했고
욕망은 바램을 바램은 그리움을
그리움은 영원을 맛보게 하였습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Wed, 14 Jul 2021 13:56:52
<![CDATA[부드러운 진심으로 독이 가득한 거짓말에 대응하는 핑크맨]]>
부드러운 진심으로 독이 가득한 거짓말에 대응하는 핑크맨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부드러운 진심으로 독이 가득한 거짓말에 대응하는 핑크맨 40F oil on canvas 2020
그는 오늘도 자기 말만을 늘어놓습니다.
화려하고 강조점이 분명한 그의 말엔 진실이 거의 없습니다. 그것은 그가 자기 스스로를 설득했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세상의 모든 경험과 지식은 습득자의 해석의 부분을 통해 저장되고 전달의 방식도 불완전하여 애초에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2. 그리고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대할 경우 상대는 그렇지 않을 경우가 많으므로 애초에 본인이 유리한 대로 꾸며 말하는 것이 지혜롭다고.
3. 마지막으로 현실보다 자기가 만들어내는 말 속의 세상이 더 아름답다고.
진실이 없는 그의 공허한 말들을 내가 계속 들어주는 이유는 그가 내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말로 내게 전해주는 정보가 없습니다. 내가 그에게 전달받는 유일한 메세지는 그의 외로움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의 말을 틀어놓고 그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Wed, 14 Apr 2021 14:38:07
<![CDATA[구체적 남자 ]]>
구체적 남자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구체적 남자 40F oil and acrylic on canvas 2018
이 무거운 구체는 사실 내 머리 속에 늘 존재합니다.
내가 수학이나 물리학,
양자역학이나 생물학을 생각할 때조차도
난 이 무거운 구체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내가 선과 악을 고민할 때 진실과 거짓을 물을 때
승리와 패배에 열광할 때도 난
이 무거운 구체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는 내게 진실을 알려줄 뿐 아니라 미래도 보여줍니다. 구체는 말합니다.
대체로 좋은 일만 있을 겁니다. 원칙대로만 살아간다면.
중심에 무거운 구체만 있다면
인생을 그르칠 일은 없을 겁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Fri, 12 Mar 2021 14:43:34
<![CDATA[집의 초상]]>
집의 초상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집의 초상 195cm*195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0/12
아름다운 성수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나는 서울숲을 만났고 고양이와 까치와 사슴을 만났습니다.
밤의 공원은 내게 신비를 경험하게 하였고 이곳에서 살았던 매일매일의 일상의 즐거움들은 감히 내 일상을 스테인드글라스의 한 장면처럼 성스러운 순간으로 담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더 이상 이곳에 살 순 없게 되었지만 이곳에서 시작된 핑크맨의 거룩한 일상들은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하게 확장되어갈 것입니다.
안녕. 성수동. 안녕. 서울숲.
성수동의 성수.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Wed, 20 Jan 2021 14:53:51
<![CDATA[나의 바위]]>
나의 바위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My Rock 200142c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20
거인이 지나간다.
거인의 위엄은 그의 잔인함에 기인한다.
그의 눈에 띈 자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피할 곳을 찾는다.
숨이 막힌다.
땀이 흐른다.
아무도 거인을 피할 수는 없다.
거인은 쉬지 않는다.
거인은 눈을 감지 않는다.
작은 덤불과 두터운 나무 둥어리에 몸을 숨기며 한참을 헤매다 마침내 내 쉴 곳을 찾았다.
그것은 거대한 바위이다.
바위는 나를 숨겨 쉬게 하고 안도하게 하며 다시 힘을 찾게 해주었다.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겠지만 나의 바위는 이제 거인이 있는 세상에도 안전한 곳이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hu, 12 Nov 2020 18:15:53
<![CDATA[저글링 광대의 고백]]>
저글링 광대의 고백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공 하나를 던지는 순간 모든 것은 시작됩니다. 내 인생, 나의 의미는 결국 이 네 개의 공에 놓여있습니다. 어떤 이는 생명을 구하고, 어떤 이는 새로운 땅을 발견하고, 어떤 이는 아름다운 음악을, 어떤 이는 신을 소개하는데 난 이 공 네 개로 인생을 채우고 있습니다. 보잘것없는 나의 인생은 하지만 사람들의 웃음을 만나면 달라집니다. 공 하나가 올라가고 또 하나가 올라가면 아이들은 그 순간 우주에 이 공과 내 손만 존재하는 것처럼 주의를 기울입니다. 세 번째 공이 올라가면 여인의 탄성이 들리고 네 번째 공이 올라가면 인색한 아재들의 흥이 돌아옵니다. 사실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데에 공 네 개로 족하다면 나도 조금 위대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공연이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위기도 있겠지요. 진정한 위기와 꾸며낸 위기들. 그 위기를 극복하는 사이 짧은 사오 분의 시간이 지나면 관객은 완전히 공과 나와 중력과 하나가 되어 보낸 매우 특별한 경험을 마칩니다. 마지막 공을 손으로 나꿔 챈 후 난 위대한 성취를 이룬 역사적 인물처럼 관객 앞에 겸손한 오만을 부립니다. 그리고 관객은 나의 오만에 박수를 보냅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ue, 13 Oct 2020 14:28:15
<![CDATA[군중_욕망]]>
군중_욕망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audience series4_ desire 100F oil on canvas 2011
군중은
하나이자 여럿이고
현명한 듯 무지합니다.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오직 욕망 뿐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현상인지.
군중은 절대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책임을 지지도 희생을 피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군중의 일부가 되어보는 것은
이 시대를 드디어 살아보는 것이고
역사의 일부가 되는 것이며
나를 잠시 잊음으로
참다운 나를 알게 되는
숭고한 경험입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Mon, 7 Sep 2020 13:34:10
<![CDATA[한낮의 목욕]]>
한낮의 목욕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afternoon bath 120M oil and acrylic on canvas 2019
죄가 있는 사람에게 씻음은 면죄가 되고
결백한 사람에게 씻음은 유희가 된다.
시나트라 스타일의 음악이 흐르고
나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다.
나른한 오후의 목욕은 언제나 나에게
최고의 피난처가 되어준다.
물의 뜨거움은 나의 피를 순환시켜
치유하게 하고
물의 희석력은 내 더러움을 포용하며
충분한 물의 감촉은 나를 안아
생각하게 하고 돌아보게 하며 직면하게 한다.
이 모든 위로의 시간 후에
나를 포근하게 감싼 물의 부력과 압력은
내게 조용히 떠나라고 말한다.
이미 덥혀진 내 몸은 다소 차가운 공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Fri, 7 Aug 2020 14:24:10
<![CDATA[정상에 오른 세친구]]>
정상에 오른 세친구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정상에 오른 세친구 40F oil on canvas 2020
정상에 오른 세 친구
그날 하늘은 금빛으로 빛났고, 산들은 구름에 떠있는 섬들 같았으며, 정상에 오르는 길은 험난해 우리는 마치 무슨 업적을 이뤄낸 기분이었다. 오르는 시간과 내려오는 시간, 그 과정의 즐거움을 깨닫게 하기 위해 정상이라는 목표는 절대적인 대상이었다.
우리는 정상에 올라 잠깐 만족감을 경험하고 또 다른 정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매력적인 다른 정상에 오르기 위해 망설임 없이 함께 내려 달린다. 그리고 여정 중 대부분의 시간을 그 사이 어디쯤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정상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인생의 모든 개념을 높음과 낮음으로 정리한 사람들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사실 높다는 것이 좋은 이유는 시원한 바람, 사방이 트인 정경뿐이다. 하지만 이 높이의 문제를 상징으로 접근하면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정상은 목적지이면서 경유지이고, 상승의 끝이자 하락의 시작이며, 가장 좁은 곳이면서도 가장 넓게 쓰이는 곳이다. 한 번도 정상에 이르지 못하거나 꿈꾸지 않은 사람에겐 어쩌면 필요하지도 않은 척박한 지점일 뿐이지만 오름과 내림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겐 그 곳이 필요하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Wed, 15 Jul 2020 14:09:55
<![CDATA[바다의 열매]]>
바다의 열매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바다의 열매 40F oil on canvas 2020
뻘은 신의 선물로 가득하다.
이곳은 경작자 없는 농장이고, 기계 없는 공장이며,
축사가 끝난 열 개의 바구니이다.
난 이제 그 선물을 가득히 수확하고 있다.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열매는 작고 평범했고,
수고해서 파면 팔 수록 더 크고 더 가치 있는 열매들을 만날 수 있었다.
주위의 수확자 중 경험자들은 훨씬 많이 거두었고
초심자는 그저 신기해하며 하나하나에 감사해하고 있다.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한다.
신은 욕심 많은 나를 고려해 시간제한을 두었다.
밤이 되면 뻘은 다시 바다가 되고
처음처럼 열매를 가득 채울 것이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hu, 11 Jun 2020 15:05:47
<![CDATA[The Healer]]>
The Healer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The Healer 40F oil on canvas 2020
백신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나는 의사입니다. 나는 과학자입니다.
나는 이 바이러스에 감정적인 격랑을 지나왔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부끄러워하였습니다.
나의 모든 가설과 실험이 나의 감정에 기초하였음에 부끄러워하였고 다시 두려움과 나의 이익에 복무하였음에 윤리적 수치를 고백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드라이브가 나로 밤낮 없는 연구를 가속하게 하였음에 감사를 표합니다.
나는 하나의 인간임과 동시에 성과를 만드는 기계가 되게 하였음에 결과적으로 큰 굴복적 섭리를 느낍니다.
나는 도구가 되었으나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한 명의 생명이라도 그것은 모든 논리에 우선함으로 난 이 순간 환희를 느낍니다.
세계는 이렇듯 나를 사용하여 단순하지 않은 진실을 설파하였습니다.
안전하다. 영원하다. 사랑하는 마음이여.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Fri, 15 May 2020 18:33:01
<![CDATA[새끼 부엉이를 구한 핑크맨]]>
새끼 부엉이를 구한 핑크맨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새끼 부엉이를 구한 핑크맨
40F oil on canvas 2019
지혜를 구하며
지혜를 구하다.
아직 작은 이 지혜는 내가 구해야 할 오늘의 사명이며
후에 장성한 이 지혜는 내게 진실을 공급할 것이다.
지혜는 진실로 가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것임을 깨달았다.
마침내 진실은 지혜를 모욕하며
오히려 매우 거칠고 강압적으로
주체를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진실이 누구든 부끄럽게 하는 이유는
그로 하여금 욕망과 생존 이후의
고상함을 찾아 다만 한 순간이라도
영원함에 이르게 하려는 것이다.
오늘 내가 발견한 이 작은 지혜는
자라나 언젠가 내가 부끄러움을 당하고
영원을 알게 하기까지 나와 동행할 것이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Mon, 10 Feb 2020 13:39:16
<![CDATA[홀로 산책할 때 숲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된다]]>
홀로 산책할 때 숲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된다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홀로 산책할 때 숲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된다
60F oil on canvas 2019
이른 밤에 숲을 거닐다가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자연 속에 나만 있을 때 나는 내가 매우
특별하고 이질적인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잎이 다 떨어진 나무 가지들이
처음엔 스산하게 느껴졌으나
이내 그 선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즐기게 되었다.
나는 이 순간 내가 모든 인간의 정수인 양
우쭐하여져서 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자연에게 대답을 듣는다.
거룩한 이 순간 숲은 스테인드글라스 배경이 되고
나는 성스러운 한 명의 현자가 된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Fri, 17 Jan 2020 14:45:06
<![CDATA[나는 심판관입니다.]]>
나는 심판관입니다.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나는 심판관입니다
40F acrylic and pastel on canvas 2019
나는 심판관입니다.
법과 기억력이 나의 정당성이고 이 망치가 나도 돌이킬 수 없는 결정적 순간의 마술 봉입니다. 나도 내가 도대체 이런 마술적 힘을 가질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법도 내 기억력도 현실에 속한 것이지 사람을 살리고 죽이고 가두고 고립시킬 마술에 속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밤이 되면 내 못 말릴 기억력은 내가 내린 판단 하나하나를 머릿속 캐비닛에서 꺼내어 펼쳐놓고는 그 주문에 의해 판단 받은 죄수들의 현실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그 캐비닛을 닫을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주문은 ‘내가 아니라 정의이다’입니다. 나는 심판관, 결코 실수할 수 없는 마술사입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ue, 17 Dec 2019 14:46:17
<![CDATA[어느 지식인의 초상]]>
어느 지식인의 초상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Title: 총을 내려놓다
Size: 40F
Medium: acrylic, oil and oil pastel on canvas
Year: 2019
총을 내려놓다.
사람을 죽여봤냐고?
나는 겨냥하고 당겼을 뿐 죽이는 것은 이 기계입니다.
나는 겨냥하였습니다. 그게 죄라면 난 겨냥죄입니다.
누군가를 겨냥하고 손가락에 힘을 준다고 사람이 죽는 게 말이 됩니까?
기계를 나에게 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나에게 내가 죄가 없을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난 방아쇠를 많이 당겼습니다. 탕탕탕.
그러던 어느 날 난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혹시 사람을 죽인 게 아닐까 하고.
젠장. 내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떡하지? 정말 난 몰랐습니다.
난 그저 세상과 기계가 원하는 대로 따랐을 뿐인데
왜 난 죄책감에 잠을 자지 못하고 늘 죽고 싶어 그 방법만을 생각할까?
난 이제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그 젠장 할 기계가 어떠했던 난 살인자입니다.
어떻게 난 이리도 몰랐을까요?
사실 난 알았습니다. 모르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사죄가 된다면 이제 난 죽이되 나라를 위해 죽이겠습니다.
신을 위해 죽이고 약자를 위해서만 죽이겠습니다.
젠장. 안되는 군요. 차라리 난 이제 죽이지 않겠습니다.
만약 내가 다음에 이 젠장 할 기계를 쓸 일이 있다면 그건 나를 향한 것일 겁니다.
죄송합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hu, 14 Nov 2019 17:28:42
<![CDATA[어느 지식인의 초상]]>
어느 지식인의 초상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Portrait of the intellectual 20F oil on canvas 2019
그는 한없이 많은 정보를 책을 통해 받아들입니다.
인터넷도 신문이나 잡지도 아닌 종이로 된 책. 거기엔 그만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속도의 문제입니다.
그가 받아들이는 세상은 딱 그가 감동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넘기는 종이장과 앞으로 넘길 수도 뒤로 돌아갈 수도 있는 통시성과 공시성,
도대체 지은이의 권위와 그의 인용을 확인할만한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그에겐 얼마나 큰 안도감을 주는지.
그는 적어도 그가 받아들이는 정보에 대해 순결하고 금욕적입니다.
그래서 그는 서적을 통하지 않는 어떠한 정보에도 감동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hu, 10 Oct 2019 18:47:18
<![CDATA[pinkpotion]]>
pinkpotion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이 놀라운 물약POTION으로 말하자면
고대 메소포타미아로부터 내려오던
부활의 약을 현대적으로 응용하여 조제한
‘죽음보다 강한 사랑’ 을 알게 하는 깨달음의 액상이다.
이 약은 그 제조 방식의 엽기성과 번거로움 때문에
사실 오랫동안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행복을 나누려는 희생적인 사람들과
고통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서로 만나면서 다시 사회적으로 허가되어 시판되게 되었다.
아무쪼록 이 약물이 많은 사람을 살리고 위로하며
사람들에게 다시 삶의 행복을 찾아주기를.
- PINKMAN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Wed, 11 Sep 2019 14:03:17
<![CDATA[숲 속의 피아노 PIANO IN THE FOREST]]>
숲 속의 피아노 PIANO IN THE FOREST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moonlight sonata를 치다가 무대를 숲으로 확장해버린 핑크맨'
200S_oil and acrylic on canvas_2019
오늘 그가 연주하는 곡은 숲을 담은 소나타입니다.
그가 연주를 시작하자 먼저 피아노의 공명 속에서
사슴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사슴은 남자에게 고결함을 부탁하였습니다.
남자가 리듬을 타기 시작하자 고양이가
슬며시 나타나 남자를 바라보았습니다.
고양이는 남자에게 일상의 행복을 축복하였습니다.
점차 곡이 최고조에 이르자
드디어 뿔부엉이가 임재하였습니다.
뿔부엉이는 곡에 어떤 깨달음이 녹아있을 때만
찾아온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뿔부엉이는 남자에게
자기 자신을 통찰하는 능력을 허락하였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자신을 이탈하여 자신을 바라봅니다.
만족. 남자의 감정은 처음 느끼는 자존의 포만감이었습니다.
자신이 연주하는 음악이 단지 귀를 즐겁게 하는
진동일 뿐 아니라 음악이 연주되는 이곳이
숲이 되고 신화의 무대가 되어 거인을 부르고
신을 유희케 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ue, 13 Aug 2019 20:41:59
<![CDATA[PINKMAN에 대하여]]>
PINKMAN에 대하여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이성수 작가가 그리는 핑크맨은 말하자면 ‘인격적인 성숙함을 이루어 인생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게 된 따뜻한 사람’이다.
작가에게 핑크맨은 정, 동정심, 공감 등이 풍성한 사람이며, 소유욕이나 물욕이 적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 반겨주는 사람,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느끼고 도와주는 사람, 잘 웃어주거나, 잘 울어주는 사람, 눈을 부드럽게 마주치는 사람, 공격적이지 않게 웃겨주는 사람, 아이들이나 가난한 자들, 약자들에게 친절하고, 권위적으로 반말을 하지 않는 사람, 심지어 동물들에게도 사람처럼 대하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에 미안해 할 줄 아는 사람, 무지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가르쳐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쉽게 전달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없으면 그리워지고, 멀리 있어도 반가워 눈에 띄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그는 특별한 업적이 없어 위대해 보이지 않으나 삶의 기쁨에 감동하여 미소를 띄우며 자신과 우리 모두에게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끝없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인 것이다.
핑크맨의 형광 핑크는 사람에게 입히기에 사실 매우 어색한 색채이다. 실재로 매체에서나 일상에서도 형광핑크색의 사람을 본적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색 자체가 강한 상징성을 보일 수 있다고 보았다. 작가는 이 색채를 사람의 따뜻함을 상징하는 색채로 선점하길 원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따뜻함을 상징하는 ’PINKMAN’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1)무엇인가를 애정하는 LOVER이고, 두번째2)소중한 것을 내어주는 GIVER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로 3)일상의 달콤함을 누리는 CAMPER(happy camper관용어구에서)이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PINKMAN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PINKMAN과의 만남을 통해서 작가와 관객의 마음이 핑크빛으로 물들어 가길 기대하고 있다.
- 이성수 작가의 <작가 노트> 중에서
"이성수 작가 전시에 초대합니다. "
전시 일시 : 2019.06.19. ~ 2019.06.30.
전시 장소 : 인사동 인영아트센터(인영갤러리)
전시 주제 : PINKMAN
문 의 : 02.722.8877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ue, 18 Jun 2019 16:52:53
<![CDATA[미소로부터]]>
미소로부터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미소, 새로 앎의 미소.
깨달음. 그의 하루는
내면 깊숙한 곳으로부터 덥혀져
따뜻한 포만감으로 가득하다.
반가사유상을 만나 그가 얻은 것은
깊은 철학이 아닌 미소,
그것은 깨달음의 순간이 주는
확장과 광활한 세계와 만나는
즉물적이나 영원의 순간.
남자는 이제 알게 되고
욕망하게 되었다. 깨달음은
늘 미소에 종속되어 있음을.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ue, 14 May 2019 14:35:30
<![CDATA[Gold giver]]>
Gold giver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Gold Giver 40F oil and acrylic on canvas 2018
Lover: 오늘 당신은 나에게 무엇을 주러 오셨나요?
Giver: 오늘 나는 당신께 황금을 드리려 합니다.
Lover: 왜 제게 황금을 주려고 하십니까?
Giver: 그것은 황금이 내가 드릴 수 있는 가장 값비싼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Lover: 왜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그만큼의 황금을 내게 가져왔나요?
Giver: 황금은 딱 두 손에 들어 무거울 만큼을 드리는 것이 상징으로 적당합니다.
너무 작으면 내가 이 황금으로 당신과 흥정을 하려는 듯 보이고,
내가 들 수 없을 만큼 무거운 황금을 당신께 드리면
내가 당신을 소유하고 조정하거나,
반대로 (선택하여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내게서 많은 것을 빼앗는 듯
해석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느 시대이든 어느 부유한 이에게도
황금은 딱 두 손에 들어 무거울 만큼이
물질로 드릴 수 있는 최선의 표현임을 알기 때문에
난 오늘 이만큼의 황금과 거대한 상징을
당신 앞에 가지고 나온 것입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ue, 12 Feb 2019 14:52:32
<![CDATA[Thanksgiver]]>
Thanksgiver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Thanksgiver 40F oil and acrylic on canvas 2018
계절이 익어 가을이다.
농부에게 남겨진 일은
일 년 작업의 절정, 수확이다.
농부는 거대한 낫을 들고 누런 들판에 나가
자신의 일찍 일어남과 먼지 마심과 과한 일광욕과 노동,
진실한 자연과의 반응과 예상치 못했던 폭풍의 바람과 비,
손의 물집과 거름의 역한 냄새와 탁주의 상승감을 베어낸다.
농부는 수확을 하다가 갑자기 허리를 펴고 주위를 돌아본다.
격해진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대상이 있는지 찾기 위해서이다.
주위엔 아무도 없어 당황하다가 그냥 스스로 크게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수확은 흙투성이 농부로 하여금 한동안 스스로 부유하고 분열적이며 위대하게 하였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Fri, 7 Dec 2018 14:29:17
<![CDATA[Sweet chariots in a foggy sky]]>
Sweet chariots in a foggy sky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Sweet chariots in a foggy sky 120P oil and acrylic on canvas 2018
황사의 유일한 장점은 하늘로 오르는 달콤한 수레를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달콤한 수레는 매일 하늘로 오르지만 오늘 같은 뿌연 황사는 그림자를 만들어 그들의 성스러운 상승을 드물게 확인하게 한다. 나는 새로 선물 받은 자전거의 성능에 취해 매캐한 공기를 가르며 달려가다 언뜻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많은 노인들과 아이들과 여인들과 청년들이 달콤한 수레에 실려 비행기를 피해 가며 여행하고 있었다.
나는 자전거 페달을 좀 더 격하게 밟아 그들의 대형에 합류하였다. 그들과의 대화는 짧은 안부 정도였으나 특히 노인들의 지혜는 매우 강렬한 것이었다.
“황사는 몸에 안 좋지만 아직도 숨 쉬고 있다는 걸 알게 해줘서 좋아.”
“수레는 달콤하지만 언제나 수레를 탈 수는 없지. 수레를 탈 때면 난 늘 이 수레가 원하지 않은 곳으로 날 데려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뛰어내릴 때 다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
“수레보다는 자전거가 낫지. 수레만 해도 신경 쓸 게 많아.”
“나이가 들면 내가 날아도 나나보다 그냥 받아들이게 되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Mon, 12 Nov 2018 13:49:17
<![CDATA[Fish lover]]>
Fish lover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한때 내가 물고기를 잡던 사람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나는 싱싱한 미끼를 팽팽한 실 끝 바늘에 매어 막연한 강물에 던지고는 바늘 끝에 입술이 꿰어 고통에 진저리 침과 그보다 예상 못 한 나의 일방적 폭력에 당황스러워 몸부림치던 손끝의 그 감각을 느끼기 위해 여러 날을 지새웠던 사람입니다.
어느 날 나는 한 물고기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선 그들의 고통이 나 자신의 것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그들을 위해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낚시터마다 돌아다니며 판을 뒤엎고는 뒤지게 맞곤 했습니다. 물고기의 고통이 매일 내 입술에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뀌는 것은 없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작은 바늘을 구부리겠죠.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싸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저 내가 지나가는 길에서 만나는 물 덤벙 어느 곳에나 다가가 내가 그날 줄 수 있는 만큼의 먹이 조금으로 베풀어 볼 뿐입니다.
나는 애초에 물고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먹이를 구해 베푸는 것이 아니라 미안함을 잊기 위해 먹이를 던집니다. 공감에서 오는 매일의 상상적 통증은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잠잠해지기 때문입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
Thu, 4 Oct 2018 19: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