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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가영의 LES ESSAI
    제대로 읽고 쓸 수 있으며, 명확하게 말하고, 섬세하게 들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Gayoung Lee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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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소녀
    name : 이가영    date : 2016-08-02 19:18:27
    추천수 58
    조회수   746
    두 소녀
    글 : 이가영 (작가)

    * 오드리 헵번이 전쟁 중 그린 그림
    어쩌면 일기는 불행한 사람들이나 쓰는 걸지도 몰라요.
    지금이 힘든 사람들은 차마 털어놓지 못한 고민들을 종이에 쏟아붓게 되잖아요.그래서 나는 일기를 쓰지 않으려 했어요.
    그런데 키티, 덜컥 당신을 선물로 받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네요.
    물론 지금까지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써볼게요.
    이제 당신은 내 친구니까요.
    오늘을 영원히 기억할게요.
    키티에게. 당신의 친구 안네로부터.

    the year of 1931,
    Brunswick,

    Amsterdam.

    Anne Frank
    1929.06.12.~1945.03.12.
    나는 이제 기막히게도 이 삶이 불행하다 생각하게 된 나쁜 아이입니다.
    그날 역에서 가축을 운반하는 열차에 유대인 가족과 노인, 아이들이 실려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들이 시골로 가는 거라 했어요.
    그 후로도 여러 번 시골로 가는 사람들을 보았죠.
    화물 기차 위로 보이던 그 많은 얼굴들을 다 헤아릴 수도 없어요.
    앙증맞은 작은 얼굴에 새까맣게 짙은 눈썹의 정성스레 땋은 머리, 자기에게는 너무 큰 코트를 억지로 걸친 아이를 나는 멀뚱히 보고만 있었죠.
    난 어린아이를 지켜보는 어린아이였어요.

    Audrey Kathleen Ruston
    1929.05.04 – 1993. 01. 20.
    키티.
    이 작은 은신처에서 서로 보듬고 위로해줄 수 있는 존재는 서로일 뿐이면서도, 좀 자주 어머니는 얄밉고 아버지는 고집불통에 마고언니는 나를 화나게 만드는 법을 너무 잘 알아요.
    그래도 당신만은 내게 다정하죠.
    매일 이 넋두리 같은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요.
    꼭 여길 벗어날게요. 밖으로 나가면 당신에게 보여줄게요.
    우리가 창문 틈으로만 엿보던 밤나무 밑동이 그 뿌리가 얼마나 깊고 단단한지 그 고목에 올라가서 본 풍경이 얼마나 근사할지를요.
    우리의 밤나무는 확실히 지난해 보다 그 다음해 보다 더 아름다워지고 있으니까요.
    1944년, 5월 11일,
    당신의 안네로부터.

    * 암스트레담 안네의집 공식 홈피 당시 밤나무 사진.
    “어머니는 한 번도 자신이 안네보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두 사람은 쌍둥이 같았어요. 심지어 어머니는 안네의 일기 1942년 8월15일 기록에서 삼촌 오토가 나치에 사살됐을 정황도 찾아내셨죠.
    당시 안네의 은신처는 당시 어머니가 피난을 왔던 동네 근처였는데, 두 사람은 서로 알지 못했지만 같은 시기 나치 점령기의 네덜란드에 있었죠.”
    -둘째 아들 루카 도티의 회고록 ‘집에서의 오드리’(Audry at Home).

    안네와 오드리,

    두 동갑내기.

     

    _이가영은 끊임없이 오랜 시간 동안 소설 쓰기를 하는 작가다. 제대로 읽고 쓸 수 있으며, 명확하게 말하고, 섬세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녀는 소설로 등단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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