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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태생인 별밤이는 2008~2011년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마로 활동했습니다. 경주마 퇴역 후 10여 년간 여러 승마장을 전전하다 지난해 8월 충남 부여의 한 폐 농장에서 친구와 함께 동물자유연대에 의해 구조되었는데요. 당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있었고, 사람을 태우는 오랜 노동으로 뒷다리가 부어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구조 후 치료와 보호를 위해 제주의 생추어리(Sanctuary)로 옮겨진 뒤 지속적인 치료와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별밤'이를 소개합니다
올해 신규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말동무 캠페인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퇴역 경주마 별밤이의 치료와 친구들 무리로의 복귀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별밤이가 건강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럼, 별밤이 이야기 전해드릴게요! 생추어리에서 잘 지내고 있는 별밤입니다
구조 후 밤색 털과 이마의 하얀 별 모양에서 따 '별밤'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생이 별처럼 반짝이길 바라는 뜻으로 말이죠. 말의 평균 수명은 25~30년입니다. 별밤이는 어르신의 삶을 살고 있는 말로서, 건강을 회복하고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스토리가 ‘말동무’가 되기로 했습니다.
걷기 힘든 다리를 회복해야 해요
아직은 추운 겨울,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별밤이가 있는 제주 생추어리를 방문했습니다. 약 35필이 생활하고 있는 이곳은 다치고 버려진 말들, 또는 불법 도축 되기 직전에 구조된 말들이 보호 받는 곳입니다. 생추어리 곳곳 숲속에서 한 마리씩 자유롭게 산등성이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간식 시간을 알리자, 저희 곁으로 모든 말들이 몰려들어 당근을 낚아채 갔습니다. 하지만 그 무리 속에 별밤이는 없었습니다. 별밤이는 생추어리의 한쪽 낮은 울타리 안에 빨간 담요를 두른 채 풀을 먹고 있었는데요. 구조 당시 앙상했던 몸 상태에서 많이 회복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마의 하얀 별과 뒷다리의 하얀 무늬가 아니었다면 쉽게 알아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작은 울타리 안에서 다른 친구와 함께 먹이를 먹고 있었는데요. 아직 다리가 다 낫지 않아 산등성이로 풀어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무리 생활을 하는 말들의 특성상, 거동이 불편한 말이 무리에 섞이는 것이 쉽지 않아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울타리를 살짝 열고 같이 걸음을 걸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절뚝거리는 뒷다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사로와 단차가 있는 길을 걸을 때면 확연히 보이는 절뚝거림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이 다리가 얼른 나아야 제주 산등성이를 친구들과 누비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걷는 게 편하진 않아요
별밤이를 통해 알게 된 사실들
그동안 말은 지역 명소나 축제 등에서 마차를 끌거나, 공연장, 스크린에서 접하셨을 것 같습니다. 별밤이와 같이 대부분의 말은 경주마로 삶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경주마로 달리는 것도 4~5살까지이고 은퇴하게 되는데요. 퇴역 후 교육용, 번식용, 승용마가 되지만 전체의 1/3가량만 용도 파악이 되고 대부분은 어떻게 삶을 살고 마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벌어들이는 돈보다 유지 비용이 더 커지게 되면 이 친구들은 언제든지 버림받을 수 있는 처지가 됩니다. 한 해 이런 말들이 몇 마리나 되는지 아직은 정확한 수치조차 내기 어렵다고 하네요. 별밤이가 머무르고 있는 생추어리에는 말 축사가 없습니다. 우두머리를 부르면 산과 나무 사이에서 크고 작은 말들이 하나둘 몰려듭니다. 자연 그대로의 곳에서 치료와 보호를 받고 있었는데요. 왜 축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좁은 공간에 들여놓고 생활하게 하는 것 자체가 말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축사에 오래 있었던 말들은 축사 울타리인 쇠 파이프를 계속 해서 물어뜯는 정형행동을 보이기도 한답니다. 성격도 더 거칠어지기도 하고요. 자연에서 걷고 무리와 함께 생활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고 해요. 산자락에서 간식 먹으러 내려오는 친구들
말들은 뛰는 것 보다 24시간 동안 풀을 뜯으며 거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스크린에서는 맹렬하게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실제로 말들은 겁 많은 동물입니다. 자연에서는 포식자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뛰는 것이죠. 그래서 말들은 달리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께 걸으며 무리를 이루고 안전을 느끼는 것이 말들에게 더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서로 교감하며 살아가는 것이 말들의 본연의 삶이죠.
별밤이 잘 먹습니다~ 엄청요
잃어버린 친구, 도담이
별밤이와 함께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도담'이라는 작은 덩치의 친구가 생각납니다. 지난여름 함께 구조된 도담이는 더 작은 체구에 엉덩이와 다리에 심한 상처가 있었습니다. 구조 후 별밤이와 함께 이곳 생추어리로 옮겨 치료받았지만, 몸 안쪽으로 염증이 번져 결국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통증과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도담이가 제주의 푸른 하늘과 따뜻한 사람들의 손길,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누렸길 바랍니다.
별밤이가 잘 회복되도록 함께 해주세요
별밤이와 같이 버려진 말들은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적극적인 관심과 손길을 보여주어야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죠. 길스토리는 별밤이와 함께하는 이야기를 통해 이런 동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별밤이가 어서 다리를 회복하고 친구들과 제주 산자락을 누릴 수 있도록 계속 지켜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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