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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의 따뜻함이 피어오르던 순간을 전해드립니다
봄의 온기가 머무르던 어느 날의 오후, <함께나길> 2기의 발대식을 위해 창작가들과 멘토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의 얼굴도, 이름도 아직은 낯설었지만, 그 안에는 같은 길을 걷게 될 사람들을 마주한 설렘과 긴장감이 함께 흐르고 있었어요. ![]()
처음은 함께나길 캠페인의 취지를 소개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2기로 선발된 11명의 창작가들은 앞으로 6개월간 각자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현업 창작자 멘토들과의 만남을 통해 작업을 구체화하게 됩니다. 지원 내용과 활동 구조, 그리고 최종 전시까지 이어질 계획이 하나씩 소개되면서, 막연했던 상상이 점점 더 또렷한 여정의 형태로 그려지기 시작했어요. 창작에 대한 마음이 머릿속에만 머물러 있던 이들에게, 이 시간은 ‘내가 진짜 시작하는구나’ 하는 실감의 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어진 시간은, 발대식의 중심이자 가장 설레는 순간이었어요.
11명의 창작가들이 각자 자신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누군가는 오래전 기억을 따라 자신을 닮은 동네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었고, 누군가는 자연에게 느낀 다정함을 사진으로 풀어냅니다. ‘집’이라는 주제를 자신의 이야기로 영상으로 풀어내는 이도 있었고, 의류를 활용한 설치미술, 3D 그래픽을 활용한 감정의 구조 시각화, 사진 속에 자신의 존재의 흔적을 담아내는 작업까지. 모두가 같은 주제 ‘여기 있어요(Here I Am)’를 마주하고 있었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누구 하나 같지 않았습니다. ![]()
누군가는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고, 누군가는 자신 있게 눈빛을 맞추며 앞으로의 방향을 또렷하게 설명했습니다. 말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그 안에는 자신이 품어온 질문과 감정을 처음으로 꺼내 보이는 진심이 담겨 있었죠.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고, 서로의 작업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업은 왜 시작하게 되었을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 ‘나는 저런 방식으로 표현해 본 적이 없는데… 너무 흥미롭다.’
낯설던 얼굴들 사이에 질문이 생기고, 그 질문은 관심이 되고, 관심은 곧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싹틀 무렵, 그 마음을 연결해주기 위해 준비한 작은 이벤트를 꺼냈죠.
바로, 자기소개 명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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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들은 준비된 명함에 각자의 이야기를 정성껏 적어 내려갔습니다.
이름, 생년월일, MBTI, 좋아하는 음식, 요즘의 관심사, 그리고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이라는 질문과 함께 마지막으로는 스스로 그린 작은 자화상까지 담았죠.
“이거 저 닮았죠?”
“이 명함… 너무 귀여워요!”
명함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다 보니 어색함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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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ENFJ예요!”
“밴드 좋아하세요? 저는 취미로 친구들과 밴드하고 있어요!"
예상치 못한 공통점에 반가운 마음이 생기고, 그 짧은 순간들이 모여 묘한 친밀감을 만들어 주었어요.
누군가의 작업이 궁금했던 마음이, 그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후에는 창작의 고민부터 일상의 이야기까지 더 깊고 편안한 대화들이 오갔습니다. 식사 후 카페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고, 분위기는 처음보다 더 부드럽고 따뜻해져 있었습니다.
발대식의 여운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이어져 있었죠. 가방 속에 넣어둔 명함을 다시 꺼내어 펼쳐본 참여자가 있는가 하면, 낯익은 이름으로부터 SNS 팔로우 요청이 와있던 이야기, 서로의 작업을 구경하고, 메시지를 남기며 처음의 만남보다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아 좋았다고 말해주었습니다. ![]()
짧은 하루였지만, 분명한 ‘시작’이었습니다.
같은 길을 걷는 누군가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고맙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던 하루였겠죠.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해갈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곧, 함께나길 2기 창작가들의 프로젝트를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사진: 프로보노 김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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