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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창작가 후원 캠페인 '함께나길' 프로젝트로 만난 자립준비청년 창작가들(이하 멘티)과 멘토단. 이들은 연말에 약속한 창작물을 선보이기 위해 요즘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이후 이들은 여러 차례 만나 작품 구상을 위한 소통을 본격적으로 나눴는데요. 그래서인지 추석이 지난 직후 만난 멘티-멘토 모두 전보다 눈에 띄게 가까워지고 편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럼 '함께나길' 창작가와 멘토들의 중간 진행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창작하는 마음과 태도에 관한 영감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첫 번째 팀, 도예가 공오일
    첫 번째 인터뷰 팀은 도예작품 전시를 준비 중인 공오일(멘티) - 정지원(멘토) 도예가 팀입니다. 점심으로 함께 타코를 먹고 인터뷰 현장으로 바로 왔다고 하니 꽤 친해진 것 같죠?

    도자기 빚는 청년 공오일 님은 '함께나길' 창작가로 선발된 이후 기쁜 소식을 누구에게 제일 먼저 알렸을까요. 첫 질문에 공오일 님은 “같은 시설에 있던 형이 음악을 해요. 형도 꾸준히 하고 싶은데 현실적인 벽이 있어서 잠시 음악을 접어두고 악기 고치는 일을 하고 있거든요. 사실 그 형이 이런 게 있다고 알려줘서 캠페인에 지원했던 거예요. 그 형에게 합격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렸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준비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오일 님은 “원래는 하우스 아카이빙 콘셉트로 (도예품을 통해) 집을 아름답게 담는 전시를 기획했어요. 하지만 찾아와 주시는 관람객에게 도예품을 보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해 드리고 싶어서 도예품을 활용해 차를 마시는 다회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기를 만든 도예가에게 작품 설명도 듣고, 그 작품에 직접 내려주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기성품과 달리) 구매하는 작품을 자신만의 가치로 풀어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아요. 도예가 입장에서도 특별한 경험인데, 이번 전시를 통해 그런 새로운 경험을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12월로 준비 중인 전시에 공오일 님은 찻잔, 다과 디저트 접시, 화병, 오브제인 호롱 등을 정성스럽게 빚어 내놓을 예정입니다. 멘토인 정지원 도예가의 섬세한 도움과 지원이 함께 하고 있죠. 전시 기간 중, 다회 프로그램은 예약제로 진행할 것 같다고 하네요.

    정지원 멘토에게 공오일 멘티의 첫인상을 물었습니다. 이에 지원 멘토는 “OT 때는 낯도 가리고 무뚝뚝하다고 생각했는데 만나면서 그렇진 않다고 느끼고 있어요. 장난기도 많더라고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저번에 만날 때 본인이 만든 작품을 가져왔는데 사진보다 실물이 좋았어요. 공오일 님 작품은 간결하고 선이 강조되는 스타일이어서 실물로 볼 때 그게 잘 느껴지더라고요” 하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공오일 님은 지원 멘토에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그는 “멘토님은 다 쓰러져 가는 저를 일으켜 주는 느낌이에요.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다 생각해 주세요. 뒤에서 조심스럽게 살피다가 필요한 게 보이면 호주머니에 뭘 찔러 넣어주듯 챙겨 주세요” 하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끝으로, 공오일 멘티에게 도예가로서 자신을 한 줄로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해봤는데요. 한참을 고민하더니 뜻밖의 강렬한(?) 답변을 내놓더라고요.

    “도예대스타? 도예 시장이 다른 미술시장보다 작은 편인 것 같은데요. 도예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데, 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공오일 님은 도예과 재학 당시 같은 과 친구에게 “너 나중에 뭐 할 거니?”라고 물었다고 해요. 그때 그 친구가 “작가를 하고 싶어”라고 대답했고요. 나중에 공방에서 판매나 해야겠다 생각하던 공오일 님은 그때 처음으로 ‘나도 내가 만든 걸 판매도 하고 전시도 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꿈을 꿨다고 하네요.

    지원님에게 멘티에게 남기는 한마디를 부탁했는데요. 도자기처럼 정갈한 멋이 묻어나는 답을 해주었습니다.

    “작업 열심히 해라.”
    두 번째 팀, 싱어송라이터 이요한
    그럼, 두 번째 인터뷰 주인공인 싱어송라이터 팀을 만나볼까요? 바로 이요한(멘티) - 서은지(멘토) 팀인데요. 음악을 사랑하는 진심과 열정이 답변마다 배어 나와, 인터뷰하면서 저도 동기부여를 받았답니다.

    “저는 29살이고, 지금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요한이라고 합니다.”

    역시 무대에 서는 사람은 다른가 봅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해 달란 질문에 요한 님은 자신을 먼저 소개한 후 프로젝트 소개를 이어갔습니다. “저의 '함께나길' 프로젝트 주제는 29입니다. 30살로 넘어가기 전,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개인 콘서트를 하는 거였는데 이번에 길스토리를 만나 그걸 이루게 됐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한다고 하면 장난식으로 놀리는 친구도 많았고 진지하게 반대하는 분도 많았어요. 물론 응원해 주신 분도 많았는데 그분들에게 내가 아직 음악을 하고 있단 걸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감사의 마음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그런 의미를 담은 자리가 될 것 같아요. 그분들도 초대하려고요.”

    요한 멘티는 '함께나길' 프로젝트를 위해 2곡을 만들 예정입니다. 그렇게 만든 곡을 바탕으로 11월 말 개인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유재하 경연대회 참가곡으로도 가지고 나갈 계획이죠.

    요한 님은 “내가 노래로 위로를 많이 받아서 나도 그런 곡을 쓰려고 해요. 2곡 중 1곡은 저한테도 해줄 수 있는 위로가 담긴 곡이에요. 저는 어릴 때부터 사람과의 이별을 무서워하고 슬퍼해요. 또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들이 있지만 친구들을 매번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럴 때마다 내가 들으려고 만드는 곡이 첫 번째 곡이 될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곡의 주제는 감사입니다. 처음엔 용서, 이별, 어른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곡을 만들려고 계획했지만 요즘 그의 마음을 가득 채운 감정이 바로 감사이기에 그 생생한 감정을 담아보기로 했다고 해요.

    자신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면 좋을까. 이 질문에 요한 님은 리스너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살며시 꺼냈습니다.

    “여러분도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어요. 이게 제가 전하고픈 메시지입니다. 저도 어릴 때는 꿈만 가지고 그 시절을 지나왔지만, 대학 때는 실용음악과에 진학해서 학교에서 보컬 레슨도 처음 받아보고 그렇게 하고 싶을 걸 해보고 있어요.”

    요한 님은 '함께나길'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가장 즐거운 일로 기타 레슨을 꼽았습니다. 레슨이 그렇게나 재미있다네요. 레슨 외에도 서은지 멘토의 지원 또한 든든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첫 만남에 두 사람은 카페를 옮겨가며 밤늦게까지 음악과 살아온 날들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고 해요. 결국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는 후문입니다.

    은지 멘토는 요한 멘티의 공연이 어떤 공연이 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관객들이 요한 님이 표현하고자 하는 걸 90% 이상 이해하는 공연이 되면 좋겠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무대 뒤에 LED 스크린이 있는 공연장을 선택했습니다. 스크린에 요한 님이 쓴 진솔한 가사가 띄워진다면 시각적으로도 진심이 잘 전달될 것 같아서죠.

    이날 두 팀의 인터뷰를 마치고 노트북을 접으며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런 진솔한 예술가들을 만나다니... 어쩜 이런 행운이!
    글 : 손화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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