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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나길 2기 '여기 있어요' | 줄이 말하는 장정미 작가 이야기
"깎이는 시간 속에서도, 스스로를 빛나는 조각으로 만들어온 사람을 소개합니다."
![]() 저는 줄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줄입니다. 금속을 다듬는 도구, 그녀의 손끝에서 ‘촥, 촥’ 울리며 반짝임을 만들어내는 존재죠.
누군가는 저를 거칠다 하고, 또 누군가는 날카롭다 하지만 정미는 다릅니다. 저를 쥘 때마다 아이처럼 웃음을 터뜨리죠. 불완전한 선이 하나의 형태로 드러날 때, 그녀는 “나 좀 천재인가?” 농담처럼 웃습니다. 그 속엔 자기 작업을 향한 애정과 기쁨이 묻어 있습니다. ![]() 장정미는 누구일까요?
숨은 것을 드러내는 사람
![]() 정미는 늘 ‘숨은 것’을 비추려 합니다. 대학을 중단하고, 오래 숨어 지내던 시간들. 비난의 시선에 눌리며 주저하던 순간들이 있었지요. 하지만 그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증명했습니다. 작은 프로젝트들을 도전하고 그것들을 완성하면서 ‘나는 도움이 되는 사람일 수 있다’는 확신을 쌓아왔습니다. 저를 쥐고 금속을 갈아내듯, 그녀는 자기 자신을 깎고 다듬으며 조금씩 자신의 빛을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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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는 종종 말합니다. 이 고백은 자기 자신에게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전하는 응원이 담겨있습니다.
반짝이는 기억에서 시작된 세계
어린 시절, 작고 초라한 집에서 바라보던 만화경.
좁고 초라한 방 안에서 마주한 작은 구멍 속 그 반짝임은 지금도 그녀의 안에 있습니다. 그 기억이 이번 프로젝트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 정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숨어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들이 건넨 경험과 감정을, 금속을 갈아내고 레진을 굳혀 작은 심볼로 빚어냅니다. 빛을 받으면 흩날리듯 반짝이는 그 조각들은, 관람자에게 저마다의 내면을 비추는 장면이 되어 돌아옵니다.
이 말은 정미 자신의 선언이면서, 또 다른 청년들에게 보내는 응원이기도 하지요.
존재를 알리는 목소리
저는 그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압니다. 그녀는 스스로가 소수자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랐고, 자립준비청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 그래서 정미는 늘 가려진 사람들, 움츠러든 이들을 자주 떠올립니다. 남들 눈에는 실패처럼 보였을지도 모르는 시간도, 정미에게는 다른 의미로 남았습니다. 그 경험은 작품 속에 흔적으로 남아, 자기 고백을 넘어 숨은 존재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장치가 됩니다.
반짝임을 발견하는 자리
이번 함께나길 2기 전시에서, 정미의 작업 앞에 선 여러분은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반짝임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빛을 받아 흩날리듯 반사되는 작은 심볼들은 사실 우리 곁에 늘 있었던 청년들의 이야기입니다.
![]() 정미의 작품은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자리가 됩니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순간에도 이렇게 반짝이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 관객은 단순히 작품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우리 주변에 보이지 않던 순간과 사람들을 직접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글: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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