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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닮은 '황사랑'이라는 창작가

  • 함께나길
    + 창작가 후원 캠페인
  • 함께나길 2기 ‘여기 있어요’
    “오늘은 저와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소개합니다.”
    저는 책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책입니다. 저는 사람마다 다르게 읽히고, 다르게 해석되는 존재죠. 어떤 문장은 밑줄로 남고, 어떤 장면은 오래 기억에 머물며, 저마다의 방식대로 다른 흔적을 남깁니다.

    그녀는 저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이름은 황사랑. 제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인물과 이야기들이 자신의 삶과 닮아 있다고 말합니다. 그 닮음은 그녀에게 위로이자 즐거움이 되어, 언제 어디서든 읽고 싶어 무겁더라도 두 권씩 가방에 넣곤 합니다.

    꼭 읽지 않더라도 곁에 있어야 안심이 된다고 말하지요. 그래서 저는 언제나 그녀 곁에서 조용히 머물고 있습니다.
    황사랑이라는 사람
    사랑씨는 오래도록 주거와 이동의 문제에 마음을 두어왔습니다. 노숙으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 전세 사기를 겪은 자신, 경매로 넘어간 집까지. 삶의 무게를 직접 겪어야 했지요. 그러나 그녀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끝내 마주하며 이야기로 담아내려 했습니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살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오래 주목해온 그녀는, 그것을 카메라와 글로 기록합니다. ‘어떤 집에서 살아가고 싶은가’를 묻는 전시를 열기도 했고, 재개발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사랑씨의 마음에는 늘 같은 질문이 맴돕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그녀에게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도피처와 안식처가 겹쳐 있는 자리, 지하철 역사도, 공원도, 누군가에게는 집이 될 수 있는 공간임을 그녀는 오래 바라보아 왔습니다.
    황사랑 감독을 소개합니다
    항목 내용
    이름 황사랑
    정체성 영화감독, 기록자
    창작 활동 시민예술기획 <흔적>, <일 제곱미터 전시>, 개인전 <크로싱> 작업 등
    함께나길
    창작 주제
    <집에 대하여> 에세이 단편 영화
    영상 매체 영상, 에세이
    마주하는 용기, 담아내는 눈
    “홈리스의 삶에도 생활 구조가 있다는 게 흥미로웠어. 이쪽은 주방이었고, 저쪽은 빨래방이더라.”
    서울역에서 발견한 작은 거주 공간 앞, 그녀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황사랑 감독은 머리로만 이해하지 않습니다. 직접 부딪히고, 몸으로 확인하며 받아들입니다.
    카메라를 든 그녀는 사라져가는 풍경들을 오래 담습니다. 지하철도, 동네도, 심지어 혼란조차도 그녀의 시선 안에서는 아름다움이 됩니다. 그녀가 만드는 영화 《집에 대하여》 역시 설명보다 진심이 먼저 전해지고, 일상의 틈새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있어요
    '함께나길 2기'의 주제는 '여기 있어요'입니다. 사랑씨가 오래 붙들고 있는 질문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역시 그 시작점은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앞으로 어디로 향하든, 내가, 그리고 그들이 발 딛고 있는 이 자리를 먼저 바라보는 것이지요.

    제가 본 사랑씨는요
    저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고, 읽는 이마다 다른 의미로 해석됩니다. 황사랑도 그렇습니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서사를 가진 사람이에요. 깊은 질문을 던지고, 혼자가 아니라 타인과 이어지는 길을 찾아갑니다.
    저처럼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듯, 그녀의 작품 역시 관객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오늘도 그녀는 저를 가방에 넣고 어디론가 떠납니다. 어떤 장면을 만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그 순간을 기록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리라는 것.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관객에게 속삭입니다.
    “여기 있어요.”

    글: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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