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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나길 창작가들을 소개합니다_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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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서 자립준비청년 창작가 인터뷰 1편을 전해 드렸는데요. 재미있게 보셨나요? 오늘은 ‘함께나길’ 후원 캠페인의 또 다른 멘티-멘토 두 팀의 인터뷰를 마저 전달해 드리려고 해요. 예상치 못한 감동이 있는 ‘함께나길’ 참여자 소개 인터뷰 두 번째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세 번째 팀, 드로잉 작가 박강빈
    세 번째 주인공은 디지털 드로잉 전시를 준비 중인 박강빈(멘티) - 손화신, 노재옥(멘토) 팀입니다. 강빈 멘티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100점의 그림을 전시하는 걸 목표로 잡았습니다. 100개의 점이 연결되어 하나의 선으로 형체를 드러내듯, ‘어른’을 주제로 한 100개의 그림이 하나의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죠.

    “저는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면서 동시에 종사자로서 활동하고 있어요. 미디어에서 활동하기도 하고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자립준비청년을 만나고 있는데 제가 더 어른인 순간도 있었고, 더 어른인 사람을 만나서 제가 도움을 받았던 경험도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어른’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강빈 님은 ‘더 닷(The dot)’이라는 미국 동화에서 기획의 힌트를 얻었다고 해요. ‘더 닷’ 속 주인공은 그림도 못 그리고 흥미도 없어서 미술시간을 지루해하는데, 선생님이 “점이라도 찍어봐라, 네가 찍은 점을 전시하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학생은 점을 찍고 전시까지 하게 됩니다.

    강빈 멘티는 100개의 점 안에 어른을 주제로 한 얘기를 그려 넣는 디지털 드로잉 작업을 하여 100점의 그림을 완성하고, 전시장에 돋보기를 비치하여 점 안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기획을 구상했습니다. 글도 곁들이고요. 아이디어가 좋죠? 12월 전시에 오시면 좋은 어른에 대한 강빈 님의 물음표와 느낌표를 ‘들여다’ 보실 수 있습니다.

    “그 동화에서 점을 찍어도 격려해 주는 선생님이 등장하잖아요. 학생을 평가하지 않고 지켜봐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 역시 자립준비청년 당사자였던 순간과 직업인으로서 멘토였던 순간들을 기억했을 때 지속적인 연대를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단 걸 느꼈어요. 동화의 메시지는 결국 믿어주는 마음, 힘을 주는 마음인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 좋은 어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될 텐데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기다려 주는 게 가장 좋은 어른 같아요. 저 역시 경험 끝에 깨달은 건 ‘기다려주자’예요. 그것만큼 힘이 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강빈 멘티는 주말도 반납하고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 전국 곳곳의 21살 자립준비청년 10명, 아버지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해 고통받는 학생, 탈가정 청년들, 희귀병을 앓는 아이의 형제자매를 만나 멘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단 일단은 같이 논다고 해요.

    “형도, 선생님도 아닌 모호한 관계가 되길 원한다”는 강빈 님은 ‘나는 네가 멋지고 잘해야만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란 걸 알려주고 안심시켜 주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쓴다고 합니다.

    창작가로서 자신을 한 줄로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강빈 님은 “나는 뻔뻔한 작가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진 않지만 뻔뻔하게 한번 이 프로젝트를 해보려 한다고요. 금융을 전공한 강빈 님은 그림이 주업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 이 캠페인에 지원할 때 걱정이 많았다고 해요. 잘 못 그리면 어떡하나 하고요. 하지만 두려운 마음을 깨고, 세상에 무언가를 말하고자 용기 내어 지원한 강빈 님을 보며 저도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노재옥 멘토는 강빈 멘티와 소통하면서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여 듣고, 거기에 본인의 해석을 더해 다음 이야기를 꺼내는 자세가 굉장히 성숙하고 멋지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인상을 전했습니다.

    노재옥 멘토는 “전시 주제가 ‘좋은 어른’인 만큼, 오신 분들이 나는 어떤 어른인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100장 중 한 컷은 보는 이의 마음에 딱 꽂히는 게 있으면 좋겠고요”라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강빈 멘티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더니 군더더기 없는 단단한 격려의 말이 돌아왔습니다.

    “잘하고 있고, 잘 완주합시다.”
    네 번째 팀, 뮤지션 BM
    네 번째 팀은 직접 작곡한 곡을 앨범으로 선보이게 될 BM(멘티) - 문일오(멘토) 뮤지션 팀입니다.

    “저는 서울에 사는 29살 BM 입니다. 지금까지 음악과 음향에 관해 배운 것을 접목해서 앞으로 작곡으로 진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중3 때 독학으로 베이스기타를 시작한 BM 님은 어릴 때부터 음악에 소질을 보인 절대음감의 소유자입니다. 시설에 오기 전, 부모님 집에 살던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들은 동요를 악보 없이 혼자 집에서 장난감 전자피아노로 복기하며 놀았던 게 음악의 시작이었습니다.

    어딜 가나 피아노가 있으면 머릿속에 있는 멜로디를 건반으로 옮겨보고,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더 음악에 몰두하게 됐다는 BM 멘티는 초등 2학년에 시설에 들어가게 됐는데요. 음악가의 운명일까요? 시설에서 만난 지휘자 교수님으로부터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8년 정도 본격적으로 배웠다고 해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음악으로 진로로 꿈꿨어요. 중학교 때 클래식에서 실용음악 쪽으로 방향을 바꾼 후에 대학에서 베이스기타를 전공하고 베이시스트로 활동했고요. 그러다 좋은 소리에 관심이 생겨서 엔지니어링을 배울 수 있는 음향제작 전공으로 다시 대학에 진학해서 지금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어요.”

    1년 전부터 작곡을 시작했다는 BM 님은 베이스기타와 바이올린, 플루트뿐 아니라 드럼, 통기타, 일렉기타에도 능한 만능 뮤지션입니다. 이번 ‘함께나길’ 프로젝트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음악적 역량을 하나의 곡으로 쏟아내 볼 작정이죠. 벌써 가사와 멜로디 작곡, 악기구성까지 끝냈다고 하네요. 레코딩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이 후반작업을 길스토리의 도움을 받아 퀄리티를 높일 생각입니다.

    “제가 살아온 환경과 그 환경에서 느껴진 감정과 생각들을 발라드곡으로 녹여내려 해요. 저와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고 스스로에게도 위로를 주고 싶어요. 어려운 시기와 고난이 있었지만 함께 이겨내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가자는 내용이에요. 왜냐하면, 그런 환경에 자란 사람들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감정적으로나 삶에 있어서도 머물러 있는 친구들이 많고, 저 또한 그런 감정이 들 때가 많았어요. 비전 없이 살았어요.

    우울감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 또한 우울한 감정이 항상 내재 돼 있어요. 나아가자, 함께 이겨나가자, 그런 메시지를 담아 가사도 쓰고 멜로디도 쓰게 됐어요. 희망적인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프로젝트 제목을 ‘희망의 멜로디’로 정한 이유예요. 희망 없이 살아가기 쉬운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나아가자, 진취적으로 힘을 내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에서 배움을 이어가고 있는 BM 님은 중고등학생에게 베이스기타 레슨을 하는 강사로도 활동하며 작곡가 및 프로듀서의 꿈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번 캠페인을 만나 음악 하는 데 꼭 필요했던 작업용 건반과 미디악기(가상의 악기 프로그램)도 살 수 있었다며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멘토 문일오 음악감독은 피아노나 미디 작업 등 편곡적인 부분에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문일오 멘토는 BM 님에게 해줄 한마디를 부탁하자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할 때 자기가 만든 곡을 정말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애정을 많이 품고 음악을 해서 그게 사람들에게도 느껴지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완성한 음악을 곧 전문가에게 들려주고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도 할 거라고 해요. 든든한 지원 속에서 진행될 후반작업을 앞둔 요즘 BM 님은 설레는 마음입니다.

    “어쿠스틱 한 악기들과 오케스트라로 웅장하게, 제 해석으로 K팝 댄스곡을 만들어 보는 게 저의 이후 목표입니다. 새로운 스타일로 인정받고 싶어요. 소리 그 자체로, 감각적인 소리의 경험을 제공하는 작곡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탁월한 소리를 향한 BM 님의 순수한 갈망이 느껴지는 말이었어요. 그 꿈도 멋지고, 자기 길을 걸으며 타인과도 함께 희망으로 나아가보려는 그 태도 또한 멋져서 저는 이미 BM 님의 팬이 돼버렸습니다.
    글 : 손화신 작가
    '함께나길' 영상 창작가로 선발됐던 박도령 님은 개인 사정으로 중도하차하게 됐습니다. 함께 하지 못하게 됐지만 박도령 님의 앞으로의 창작활동을 응원합니다. 남은 4명의 창작가들에게도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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