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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낙엽, 제법 추워진 날씨가 의미하는 것은? 네, 그건 바로 ‘함께나길’의 목표점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단 뜻이죠! 오는 11월 30일 이요한 님의 공연을 시작으로 12월엔 도예와 드로잉 전시회를 함께 진행합니다. 자립준비청년 창작가들이 준비한 전시회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함께나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창작가 4인방은 곧 공개할 작품의 후반작업에 돌입한 상태랍니다.
그럼, 두 번째로 도예가 공오일의 무르익은 작업기를 한 번 엿볼까요? 유약은 예측할 수 없어요
“성형 만드는 건 다 끝났고 이제 가마에 굽기만 하면 돼요. 화병, 접시, 컵, 호롱을 만들고 있어요.”
도자기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문외한인 저는 성형은 어떻게 이뤄지는 건지, 가마에 굽고 나면 그다음 과정이 또 있는지 모든 게 알고 싶었습니다. 공오일 님은 제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주었죠.
“머릿속에서 작품구상을 끝내면 컴퓨터 3D 작업으로 구현하고, 3D프린터를 이용해 석고 캐스팅을 만들어요. 이런 모델링 후에 흙물을 부어서 만들어 내는 걸 성형이라고 해요. 성형이 끝나면 건조해서 1차 초벌을 하고, 유약을 바르고, 재벌을 하죠.” 물레를 이용한 방식만 있는 줄 알았는데 3D라니! 신세계였습니다. 전체 과정 중 어떤 작업이 가장 까다롭고 신경이 많이 쓰는지 물었더니 그는 유약 입히는 단계를 꼽았습니다. 가마에서 유약이 어떻게 녹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에 의도한 대로 작품이 안 나올 수가 있다고 해요. 그건 작가가 손쓸 수 없는 일이죠. “가마에 넣으면 제 손을 떠난 거예요. 가마 온도는 초벌 900도, 재벌 1250도로 일정하지만 가마 안의 위치마다 다른 온도, 가마 컨디션 등에 따라 결정유의 결정 피는 게 달라요. 사람이 컨트롤할 수가 없죠.” 컴퓨터의 정확성으로 이뤄지는 성형, 가마의 불예측성에 지배되는 유약 작업. 이 대비가 묘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도예는 어쩌면 유약의 불확실성 때문에 인생과 닮은 점이 많은 특별한 예술이라는, 그런 거창한 생각도 해보았답니다. 자연에서 패턴을 찾아요
작품의 콘셉트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이에 공오일 멘티는 주로 자연에서 패턴을 찾아 디자인에 적용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저는 보통 나뭇잎과 꽃의 패턴에서 힌트를 얻어요. 특히 꽃은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조직적이고 일정한 패턴이 있잖아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능수버들이 있는 공원을 좋아해서 종종 가는데요. 거기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바라보고 패턴을 단순화시켜요.” 나뭇잎 패턴의 접시 등 자연의 형상을 담은 그의 도예 작품들은 절제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그의 ‘추구미’도 바로 이런 부분이었어요.
“깔끔한 걸 좋아해요. 하지만 너무 깔끔하면 밋밋하죠. 깔끔하면서 조금 더 디자인적인 걸 넣어서 절제된 디자인으로 만드는 걸 추구합니다. 깔끔과 디자인적 요소, 그 경계에 있는 작품을 항상 만들고 싶어요.”
이러한 추구가 잘 반영된 작품으로 그는 호롱을 꼽으며 “기법적으로도 손이 많이 가서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오일 멘티가 만든 호롱은 어떤 아름다움을 품고 있을지 궁금해지지 않나요? 사진으로 살짝 봤는데, 갖고 싶다는 마음이 단번에 들더라고요. 12월 11일 시작하는 전시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니까 많이 구경 와주세요. 장소와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지할 예정입니다.
글 : 손화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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