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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나길 디지털 드로잉 작가 박강빈의 창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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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나길’ 캠페인에 참여 중인 4인의 창작기, 재밌게 읽어주고 계신가요?
    세 번째로 근황을 전해드릴 창작가는 바로 디지털 드로잉 작가 박강빈 님입니다. 본의 아니게(?) 멘토들의 집중 응원을 받고 있는 멘티죠. 그 이유는 100점의 그림을 그리겠다는 그의 패기 넘치는 목표 때문인데요. 100이라는 거대한 숫자 때문인지 멘토들은 응원이란 당근과 잔소리란 채찍질을 하게 됩니다. “강빈 님, 몇 개까지 그렸어요? 잘되고 있는 거죠? 저희는 기대감 넘치게 기다리고 있답니다.”
    “100개? 충분히 그릴 수 있겠어요. 그것도 아주 잘.”
    저... 해낼 수 있겠죠?

    좋은 어른에 대한 질문을 던질 디지털 드로잉 100점은 오는 12월 전시회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지난 10월 말 그를 만났을 때 멘토 두 사람의 옥죄어 오는 질문(몇 개 그렸는지 말하시오~)에 강빈 님은 마치 심문당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많이 그리지 못했다고 이실직고한 강빈 멘티에게 작업기를 묻기보단, 이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드로잉 하나를 완성해 보길 제안했습니다. 그걸 보고 함께 상의하며 틀을 잡아가기 위해서였죠. 강빈 님은 아이패드로 물이 담긴 컵 그림을 뚝딱 그려냈습니다.

    물컵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해주는 동안 두 멘토는 열렬한 관객이 되어 강빈 님이 그린 그림 속 수수께끼를 풀며 즐거워했습니다. 이대로 그림마다 제목과 간단한 글을 붙이면 그 의미를 관객은 손쉽게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강빈 님의 드로잉 전시는 그림을 얼마나 잘 그렸나 하는 실력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어른’이라는 주제로, 직접 겪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시입니다. 100개의 그림은 100개의 이야기를 담는 그릇인 셈이죠.

    중요한 건 강빈 님이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로서, 그리고 자립준비청년을 돕는 일을 하는 종사자로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충분히 담아내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걱정이 없겠다, 100점을 충분히 그릴 수 있겠구나 싶었죠. 왜냐하면 그에게는 경험으로부터 우러난 이야기가 천 개, 만 개 준비되어 있거든요.
    연대를 꿈꿔요
    장학 컨설턴트, 멘토링, 놀이봉사 등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수많은 일을 하는 강빈 님은 최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로 종사자 교육을 꼽았습니다. 사회공헌 분야 일을 하는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데요. 이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자립하기 전, 아동일 때 익혀야 할 가이드가 있는데 이 가이드를 종사자들이 아이들에게 잘 제시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이죠. 일상생활의 기술, 주거, 진로, 금융, 지역사회 자원 활용 등 8가지 영역의 가이드법을 교육합니다.

    개인의 생애주기에 맞춘 사회적 지원을 활용하는 기술 등도 직접 아이들에게 멘토링하고 있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강빈 님은 다음과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해요.

    “저와 비슷한 역할을 할 풀(연합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혼자 할 수 없겠구나 하고 체감하고 있어요. 당사자성만 가진 친구들 말고, 전문성을 더해서 비슷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풀을 양성해야겠다 싶어요. 요즘 행사 갈 때마다 친구들을 눈여겨보고 있죠. 여섯 명에게 함께 일하는 걸 제안한 상태예요.”

    민간으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개인으로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매번 든다면서, 그는 끝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해결할 힘을 갖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는데, 제가 지금 기르고자 하는 힘의 방식은 많은 사람과 연결되고 이러한 연결의 힘으로 목소리를 내는 거예요.”
    100개의 점을 기대해 주세요
    자립준비청년 당사자이자 동시에 종사자로 활동하기 때문에 강빈 님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거대한 숫자 100개의 그림이 가능했습니다. 이 100개의 그림은 강빈 님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릇이자,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어른’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물컵 그림처럼 단순한 사물에도 강빈님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있으니, 이 점을 기억하시고 전시회에 오셔서 직접 확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강빈 님이 그린 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이 됐습니다. “이건 뭐를 그린 거예요?” 끝임 없는 제 질문에도 친절히 답해주시는 강빈 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전시회에 오시는 여러분들도 100개의 점과 그의 설명을 보다 보면 박강빈이라는 세계에 점점 빠져들 거예요.
    글 : 손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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