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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세상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Hwashin Son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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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돌릴 팽이를 절대 내일로 미룰 수 없습니다
    name : 손화신    date : 2020-10-13 14:26:10
    추천수 4
    조회수   26
    오늘 돌릴 팽이를 절대 내일로 미룰 수 없습니다
    글 : 손화신 (작가)

    6살 꼬마에게 "2020년은 너에게 어떤 해였니?"라고 묻지 않는다. 이것이 어딘가 이상한 질문이란 걸 직관으로 알고 있어서가 아닐까. 대신 아이에겐 이렇게 묻는다.
    "오늘 하루 어땠니?"
    어른들의 하루는 아침과 점심과 저녁과 밤으로 이루어져 있고 숫자로 말하자면 24시간이지만, 어린이들의 하루는 좀 다르다. 어린이는 시침이 아니라 분침 위에서 살아간다. 2시간을 사는 게 아니라 120개의 1분을 산다. 그들에겐 매 순간이 매 순간일 뿐이어서 지금 이 순간이 다음 순간을 위한 발판이 되는 일도, 지금 순간이 이전 순간이 낳은 결과가 되는 일도 없다. 그러므로 어린이는 현존하는 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강자이다.
    "나는 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치들과는 달라요. … 나는 그저 하루하루 살아나갈 뿐이오."
    -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My Way'를 부른 가수로 잘 알려진 프랭크 시나트라가 한 말이다. 말 많고 탈 많은 삶을 살았던 사람이지만 긴 호흡으로 부르는 그의 노래들만큼은, 그리고 저 한 마디만큼은 깊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저 한 마디 말로 유추할 수 있는 건 그가 어린이 같은 사람이었을 거란 사실이다. 그날 먹을 생크림 케이크를 내일을 위해 아껴두는 타입의 사람은 절대 아니었겠지.
    아이들은 오늘 돌릴 팽이를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그건 미룰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루'는 오늘의 것이지 내일의 것이 아니니까. 오늘 내 것이어야 할 행복과 기쁨을 언젠가의 날들 속에 저장해두는 건 아이들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완성된 인생은 없지만, '하루'는 언제나 완성이다.
    * 손화신 작가의 에세이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에 실린 글입니다.

     

    _2016년 8월부터 길스토리 크리에이터 멤버로 활동 중이다. 6년째 문화예술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나를 지키는 말 88>의 저자이기도 하다. 2019년 9월 1일, ‘제6회 카카오 브런치북’ 대상에 빛나는 두 번째 책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웨일북)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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