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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합니다
    Soungsoo Lee
    Painter
    이성수 /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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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지식인의 초상
    name : 이성수    date : 2019-11-14 17:28:42
    추천수 7
    조회수   50
    어느 지식인의 초상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Title: 총을 내려놓다
    Size: 40F
    Medium: acrylic, oil and oil pastel on canvas
    Year: 2019
    총을 내려놓다.
    사람을 죽여봤냐고?
    나는 겨냥하고 당겼을 뿐 죽이는 것은 이 기계입니다.
    나는 겨냥하였습니다. 그게 죄라면 난 겨냥죄입니다.
    누군가를 겨냥하고 손가락에 힘을 준다고 사람이 죽는 게 말이 됩니까?
    기계를 나에게 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나에게 내가 죄가 없을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난 방아쇠를 많이 당겼습니다. 탕탕탕.
    그러던 어느 날 난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혹시 사람을 죽인 게 아닐까 하고.
    젠장. 내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떡하지? 정말 난 몰랐습니다.
    난 그저 세상과 기계가 원하는 대로 따랐을 뿐인데
    왜 난 죄책감에 잠을 자지 못하고 늘 죽고 싶어 그 방법만을 생각할까?
    난 이제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그 젠장 할 기계가 어떠했던 난 살인자입니다.
    어떻게 난 이리도 몰랐을까요?
    사실 난 알았습니다. 모르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사죄가 된다면 이제 난 죽이되 나라를 위해 죽이겠습니다.
    신을 위해 죽이고 약자를 위해서만 죽이겠습니다.
    젠장. 안되는 군요. 차라리 난 이제 죽이지 않겠습니다.
    만약 내가 다음에 이 젠장 할 기계를 쓸 일이 있다면 그건 나를 향한 것일 겁니다.
    죄송합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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