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핑계법
글·사진 : 우근철 (에세이스트)
분주히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에서
어설픈 가락의
반주가 흘렀어.
뻔한 거리의 악사
흔한 멜로디 가락
근데도 사람들이
머물며 지켜보는 거야.
노래 3곡이 연달아 끝날 때까지
누군가는 박수를 쳤고,
누군가는 공연의 답례로
꽤나 큰 돈을 모자에 넣어줬어.
유별나게 연주를 잘 한 것도 아닌데
격한 반응에 궁금해서 살펴봤더니
그분 장님이었어.
전혀 앞을 못 보는 분이었어.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과
타닥타닥 리듬을 맞추는 흥겨움이
그제서야 내게 묻더라.
"너는 얼마나 많은 핑계를 둘러대냐?
너가 하고 싶은 일을 안 하기 위해서"
_우근철은 에세이스트(Essayist)다. [어느 젊은 광대이야기(2010)]와 [그래도 괜찮아(2015)]가 그의 저서다. 페이스북 페이지 “사각형이야기”를 운영하며 젊은 청춘들과 소통을 즐기는 그는 경민현대미술관 초청 사진전 ‘위로_당신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제법 따뜻한 여행]의 1인 기부활동가로도 활동했다. 투박하지만 솔직한,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글과 사진을 채우며 세상을 들여다 보는 우근철은 길스토리에서 프로보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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