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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먹는 운동 (20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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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먹는 운동
    글 : 정홍준 (자연농업소비자협동조합 설립위원)
    우리가 흔히 먹는 닭과 돼지와 소는 어디에서 공급되는 것일까? 아름답고 평화로운 가축 농장에서가 아니라 잔인하고 혹독한 가축 공장에서다. 닭을 예로 들어보자. 닭들이 갇혀 있는 공간은 가로 세로 30cm이다. 그 공간에서는 닭이 몸조차 돌릴 수 없다. 대량으로 사육되는 그 공장 안에서 닭은 하루 종일 생존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한다. 그토록 열악한 환경 속에서 면역력이 약화되어 있는 닭들을 상품 가치가 높은 닭들로 유지하기 위해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다량으로 투입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닭들은 심한 스트레스로 갈수록 공격적이 되어 가고 서로의 생명을 위협한다. 그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나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 덩어리가 되어 있고 흉포화 되어 있는 닭들이 도살되어지고 그것이 우리들의 식탁에 공급되어지는 것이다. 돼지나 소가 우리의 식탁에 오는 과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곡물은 어떤가? 전 세계 곡물시장은 다국적 대기업들의 독무대이다. 몇몇 거대 식품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몇 개의 특화 작물을 선택해서 대규모로 경작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 화학비료, 제초제, 살충제 등의 화학물질을 비행기로 대량 살포한다. 그런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난한 농민들은 무서운 재앙에 직면한다. 이상한 질병에 걸리고 기형아가 태어난다, 하지만 누구도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화학약품에 중독되어버린 땅은 돌처럼 딱딱해져 가고 땅 본래의 생명력을 잃어간다. 그처럼 황폐해진 땅에서 작물 생산성을 계속 유지하려면 더 독하고 강한 화학약품을 뿌려주어야만 한다.
    그렇게 생산되어진 식품을 먹는 우리는 과연 온전할 수 있을까? 몸에 불균형이 찾아오고, 면역력이 약화되고, 호르몬 이상이 생기고, 심지어 정서까지도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조숙아의 증가, 암 발생의 증가, 청소년들의 폭력성 증가들이 식품과 무관하지 않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의식 있는 소비자들의 먹거리 운동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의 원리를 따르고, 안전하고 공정하게 생산되어진 먹거리를 원하고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져야 한다. 즉 동물복지, 유기농업, 공정무역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진 소비자들이 늘어나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인증 또는 동물복지 인증 식품들은 값비싼 프리미엄 식품이라는 의식이 있다. 그래서 그것은 상류층 사람들만의 호사로운 소비라고 여긴다. 그러나 내용을 제대로 알면 결코 그렇지 않다. 유통업자들의 지나친 폭리를 제거하면, 즉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면 서민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다. 올바른 의식과 작은 노력, 그리고 뜻 있는 사람들의 연합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것이 소비자협동조합이 갖는 의미일 것이다. 주위에 뜻 있는 사람들과 함께 바른 먹거리를 위한 소비자협동조합을 만들어보라. 아니면 이미 그렇게 활동하고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소비자협동조합에 가입해보라. 그런 작은 실천과 연합이 변화를 이끌어낸다.
    내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시작이다!

     

    _정홍준은 경기대학교 경영학과와 연세대학교 산업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사데나에 위치한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 현재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유기농업 확산에 관심을 갖고, "자연농업소비자협동조합"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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