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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생활의 빠른 속도감에서 벗어나 일상의 작은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
      천천히 흐르는 성북으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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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Ep.07 조선시대는 있었을까, 내 반쪽
    솔크에겐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춘삼월, 봄도 아닌 거리에는 벌써부터 연분홍 꽃이 한창입니다. 두꺼운 코트 위로 수줍게 내민 사람들의 얼굴에는 설렘의 빛이 가득하고, 목도리 속에 감춰져 있던 두 뺨에는 발그레, 때 아닌 복숭아꽃이 아롱지듯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연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한참은 가족이 된 부부들도 들뜨기는 마찬가진가 봅니다. 안타깝게도 올 크리스마스는 주말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보다 특별한 시간을 만들고 싶은 연인들의 행보에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낭만을 가장한 눈꼴사나운 애정행각이 명소마다 기승을 부릴 전망이라고 솔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대에는 잡히지도 보이지도 않는 내 반쪽. 과거 시대에는 과연 존재했던 걸까요? 만약 전생이 있는 게 확실하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아마 연인과 함께 이곳에서 머물진 않았을까 감히 장담해 봅니다. 자, 그럼 잠시 눈을 감고 그때를 떠올리면서, ‘쌍다리’ 현장에 나가있는 특파원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남길 리포터~ 길대장!

    " 쌍다리, 역사 인물은 누구?"


    ‘얇은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로 시작하는 조지훈의 시, <승무>가 탄생한 곳, 영화 취화선의 실존 인물이었던 화가 장승업이 말년을 보낸 곳, 상허 이태준이 수연산방이라는 집을 짓고 <달밤> <황진이> 등의 창작활동에 전념한 곳, 정지용 <고향>, 이상 <날개>, 김유정 <봄봄>,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의 문인들이 문학적 교감을 나누던 곳, 간송 전형필이 문화재 수집과 보존에 온 몸을 바친 곳, 이 장소들 모두가 바로 성북천. 두 다리가 놓여있던 ‘쌍다리’ 인근 이었습니다. 예술인들의 지상낙원이었던 성북, 지금까지도 젊은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져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고 있습니다.





    Narration by Kim Nam-gil
    Written by Lee Hyung-yeol
    Photo by Kim Hyung-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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