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인사
사진·글 : 김동일 (포토그래퍼)
천장 _ 지극히 개인적인
1.
시장 한켠에 누워있는 살찐 고양이의 피곤한 눈길과 마주쳤다
목부터 이어진 때묻은 흰 줄은
머리숱 흰 아주머니의 손목에 단단히 붙들려 있었다
한 대야 채소를 팔기 위한 호객의 손짓에
고양이의 목은 의지를 잃은듯 이리저리 흔들렸다
2.
작은 몸이 휘청일 정도로 꼬리를 휘젓는 반려견을 지나
익숙한 방안에 들어 습기찬 안경을 내려놓았다
누워 눈을 떠 천장을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내뱉지 못한 할 수 없는 말들이 공간을 떠돌았다
그 많은 말들을 품기엔 천장이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
텅빈 천장에서 힘없이 흔들리는 고양이를 보았다
_포토그래퍼 김동일은 신문방송학 전공 당시 보도사진을 접하고 사진에 매료되어 현재 작업실 '사진관 닿을'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그 몸살같은 새벽의 흔적들이 간신히 길 위에 서 있는 모든 이에게 늘 어여쁨으로 닿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