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북정마을에서 올려다본 서울성곽은 밤이면 조명을 두른 미술작품처럼 화려해 보입니다.
어슴푸레 해가 질 무렵, 이 참에 북정마을에서 서울성곽까지 올라가 봅니다. " 나를 비추는 빛 " 서울성곽 길 위에 올라 저 아래를 내려다 보면, 성곽을 사이에 두고 그 안과 밖의 모습은 참 다릅니다. 성곽 밖으로는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사이로 노란 가로등 불빛들이 가득합니다. 성곽을 벽 삼아 붙어있는 집들이 금빛 물결처럼 아른거립니다. 성곽 안으로는 대낮처럼 화려한 조명들로 꾸며진 서울 한복판이 내려다 보입니다. 성곽으로 금을 그어놓고 양쪽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듯 저를 재촉합니다. 그러다 이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따뜻한 사람들의 '정'도, 배부르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넉넉함'도 저는 이미 많은 것을 받았기에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지금까지 온 길 그리고 가야 할길 " 600년 서울의 이야기를 품은 한양도성은 오랜 시간 동안 우리 곁에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었나 봅니다. 서울성곽 길 위에서...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세상을 만났습니다. by 김남길
Written by Kim Nam-gil
Photo by Kim Hyung-seok Film by Ji Eun-se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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