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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 김형석 (포토그래퍼. www.ebonyandivory.co.kr)
나도 저렇게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지
또는 쥐 죽은 듯 까맣게 꺼져 있는지
돌이켜보게 된다.
회사든 집이든 어느 한 곳에선 깨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리적인 눈꺼풀의 열림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말이다.
우린 늘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지만
귀가하자마자 소파에 털썩 내려앉는 순간이나
음악과 함께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시간,
좋아하는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침대에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깨어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끌려다니는 수밖에.
돌이켜보자.
우리는 어느 순간에 환한 빛을 내뿜는지.
_김형석은 사진작가다. 일본 패션잡지에서 사진기자로 일했고, 현재는 ‘에보니앤아이보리’ 스튜디오의 대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크타티’와 ‘에릭 로메르’의 영화를 좋아하고 여행을 즐기며, 음악이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들여다보기 좋아하는 사진작가”이다. 길스토리 프로보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