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시간, 온 시간
글 : 조상근 (번역가)
시간은 계속 간다
흘러간 시간 속
이전의 나는 점점 사라지고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슬그머니 드러냈다
아는 게 많은 줄 알았는데
실은 모르고 살아왔던 시간
할 수 있다고 알았는데
실은 할 수 없었던 시간
젊은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젊은이들을 바라보면
느껴지는 씁쓸한 시간
사람은 자꾸 뒤를 돌아보는 존재인가
나만 그런 건가
과거의 내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하지만
떠나보낸 시간은
한없이 아쉽기만 하다
간 시간만 보고 또 보면
왠지 다시 돌아올 듯
내가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 듯
그러나 떠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고개를 떨구고 한숨 쉬다 보니
누군가 내 어깨를 툭툭 친다
"나 좀 보라고"
새로 온 시간이 말한다
그래,
간 시간은 이제 보내고
온 시간을 맞이할 시기
새해, 안녕?
_조상근은 GN Cho라는 필명으로 영어 번역과 청년세대를 돕는 일을 하고 있는 사회활동가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여행을 하며 세계 곳곳의 청년들을 만나고 돌아온 그는, 이시대 청년들의 영혼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을 하고 싶다며 조금씩 이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길스토리에서 영어 번역을 해주는 프로보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