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처럼 말하기
글 : 손화신 (작가)
머리보다는 가슴에서 나오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인디언들이다. 인디언의 연설은 단순하지만 본질을 꿰뚫는 힘이 있었다. 그들은 말에 대한 성스러운 믿음을 지녔다.
“말은 변하지 않는 별들과 같고, 사람의 심장에서 나오는 것이며, 세상을 창조한 위대한 영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영원히 잊지 않는다.”
그들은 이렇게 믿었다. 한마디를 내뱉을 때도 껍데기뿐인 말을 피하고 영혼이 담긴 말을 하려 노력했다. 그들의 말은 밤하늘의 별들처럼 영롱하게 듣는 이의 영혼을 건드린다. 언제나 본질을 응시하며 살았기 때문에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본질을 꿰뚫는 것은 당연했다.
그들은 늘 어머니 대지 그리고 하늘과 숲, 작은 동물들과 소통하며 깨어있는 정신으로 자연(본질)과 교감했다. 또한 침묵 속에서 자기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현대인들의 마음은 너무도 바쁘게 움직인다. 좋은 집, 멋진 옷, SNS의 이름 모를 팔로워 같은 하위가치에 마음을 분산시킨다. 본질을 놓치고 살고 있단 사실 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때문에 현대인의 말은 백화점 진열장에 놓인 상품처럼 화려하지만 울림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신성함, 사람의 가슴에 곧장 가 박히는 힘이 없다.
우리는 계산하는 습관에 길들여져 있다. 시간, 노동력, 기술 등 대부분의 가치가 돈이라는 획일적 가치로 환산되다 보니 머리를 굴리고 손익을 따져보기 바쁘다. 심지어 말을 할 때도 이런 버릇이 나오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비굴해 보이는 것 아닐까?’, ‘이렇게 말하면 내가 좀 있어 보이려나?’ 끊임없는 계산속에서 우리는 곧바로 진심을 표현하는 법을 잊고 산다.
인디언은 빙빙 돌려 말하는 백인들에게 “가슴에 오는 햇빛처럼 직설적으로 말하라”고 요구했다. 인디언들은 영혼이 담긴 말을 할 줄 알았다. 그것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_손화신은 에세이 <나를 지키는 말 88>의 저자다. 스피치 모임을 10년 동안 진행해오며, 진정한 말은 침묵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대로 된 한 마디’를 하기 위해 말의 뿌리인 침묵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키워나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현직 음악담당 기자이며, 길스토리 프로보노이자 카카오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글 쓰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 브런치 주소: brunch.co.kr/@ihear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