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나무 그리고 소통
글 : 손화신 (작가)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에 거대한 고목나무가 쓰러졌다면 과연 소리가 났는가, 나지 않았는가?”
선가에서 내려오는 오래된 화두라고 한다. 듣는 이가 없는 공간에 울려 퍼진 소리는 소리라고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을까.
그렇다면 말은 어떠한가.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는 당신의 말은 말일까, 말이 아닐까.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줄 때 비로소 꽃이 되듯, 당신이 내 말을 들어줘야 비로소 말이 되는 건 아닐까. 이 답 없는 화두를, 오늘 가만히 생각해본다.
_손화신은 에세이 <나를 지키는 말 88>의 저자다. 스피치 모임을 10년 동안 진행해오며, 진정한 말은 침묵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대로 된 한 마디’를 하기 위해 말의 뿌리인 침묵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키워나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현직 음악담당 기자이며, 길스토리 프로보노이자 카카오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글 쓰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 브런치 주소: brunch.co.kr/@ihear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