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ing along
그림·글 : 이성수 (화가)
walking along 40P oil on canvas 2014
길을 걷고 있었다.
몇 걸음을 걷다가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또 다시 길을 걸었다.
길은 계속되고 나에겐 목적지가 없었다.
한참을 걷다가 돌아보니 거기엔
내가 있었다.
난 나와 함께 걸었다.
피로의 무게가 점점 더했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나와의 동행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설레임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에게 말한다.
"이제 그만 쉬어도 좋아."
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제 다시 혼자가 되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