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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세상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Hwashin Son
    Writer
    손화신 / 상세보기
    칭찬의 자급자족
    추천수 128
    조회수   1,496
    칭찬의 자급자족
    글 : 손화신 (작가)
    당신이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 로마 철학자 세네카
    나야 말로 내가 의지 할 곳이다. 나를 제쳐놓고 내가 의지할 곳은 없다. 착실한 나의 힘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
    - 법구경
    퀴즈 하나. 인간이 산업화를 거치면서 잃어버린 것은? 퀴즈 둘. 간디가 물레를 돌렸던 이유는? 퀴즈 셋. 당신이 가끔 이유 없이 불안한 이유는?
    정답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바로 '자급자족'이다. 과거 인간은 수렵과 농경으로 자신이 먹을 음식과 입을 옷을 자급자족했다. 하지만 산업화가 전개되며 그 능력을 상실했고 기계의 부품으로 전락했다. 노동력을 활용해 돈을 벌고 번 돈을 음식으로 다시 바꿔야 배를 채울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일자리를 잃는 것만으로도 삶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나약한 존재가 됐다. 그럼 간디가 밤낮으로 물레를 돌렸던 이유는? 그건 간디가 실 짜는 게 취미여서가 아니라 자급자족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상징적 행위였다. 자급자족이 곧 인간 존엄의 회복이니까. 끝으로 당신의 이유 없는 불안, 그것은 스스로를 다독이는 칭찬의 자급자족이 부족해서다.

    자급자족한다는 것은 강하다는 뜻이다. 진정한 '어른'이란 스스로를 보살 필 줄 아는 사람, 감정의 영역까지도 자급자족할 줄 아는 사람이다. 우리에겐 아빠가 필요하고 엄마가 필요하고 친구가 필요하고 선생님도 필요하지만 이들이 곁에 있어주지 못할 때도 많다. 그럴 때 스스로에게 아빠, 엄마, 친구, 선생님이 되어 필요한 위로들을 자급자족한다면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가질 수 있다. 미국의 사상가 겸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은 이것을 '도구상자'라고 표현했다. 자신의 내면에 모든 게 고루 갖춰진 도구상자가 구비돼 있어야 하며 필요할 때 즉각 도구를 꺼내어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도구상자에서 '칭찬'은 필수 항목이다. 칭찬을 내부에서 자체 공급하지 못하고 외부 조달에만 의존한다면 그 마음엔 안정감이 생기기 힘들다. 우리는 누군가가 물을 주지 않으면 홀로 시들어버리는 온실 속의 꽃이 되어선 안 된다. 내가 나를 칭찬해줘야 한다.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칭찬은 탄산음료와 같아서 마시면 시원하고 짜릿하지만 마실수록 갈증을 일으킨다. 그러니 칭찬도 잘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슬픔을 견디듯 기쁨도 잘 견디게 해주소서”라는 기도문처럼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결국 양날의 검이기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내가 무언가 멋진 일을 했을 때 누군가가 칭찬해주지 않으면 섭섭하고 심지어 울적해지는 것. 이런 감정을 경계해야 한다. 남의 칭찬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 하는 칭찬을 더 기쁘게 느끼는 일. 이것은 언젠가 내게 저평가와 비난의 때가 오더라도 똑같은 무덤덤함으로 견딜 수 있게 해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란 말을 좋아한다.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뜻으로 많이 해석되지만, 나는 이 말이 ‘자기 스스로를 귀히 여겨야 하늘도 그 사람을 귀히 여겨 대접해준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스스로 돕는 자는 인생의 주도권을 자신이 쥐고 있다. 반면 남으로부터 칭찬받길 기다리는 사람은 인생의 주도권을 그 사람 손에 넘긴 것과 다름없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그런 사람을 보면 괜히 믿음이 간다.
    * 손화신 작가의 에세이 <나를 지키는 말 88>에 실린 글입니다.

    _손화신은 에세이 <나를 지키는 말 88>의 저자다. 스피치 모임을 10년 동안 진행해오며, 진정한 말은 침묵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대로 된 한 마디’를 하기 위해 말의 뿌리인 침묵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키워나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현직 음악담당 기자이며, 길스토리 프로보노이자 카카오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글 쓰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 브런치 주소: brunch.co.kr/@ihear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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