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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세상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Hwashin Son
    Writer
    손화신 / 상세보기
    결심의 재발견
    추천수 134
    조회수   1,262
    결심의 재발견
    글·사진 : 손화신 (작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좋은 결심으로 덮여 있다.”
    - 외국속담

    인도의 사상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말했다.
    “결심이라는 것은 안 하기로 결심한 그것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결심은 억제, 폭력, 갈등입니다.”
    보통 결심이란, 실행에 앞서 추진력을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나는 크리슈나무르티의 생각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결심은 내면에 작용-반작용을 일으키는 모순 덩어리다. 하지 않으려고 하면 더 하게 된다.
    차동엽 신부는 저서 <무지개 원리>를 통해 심리학적 논리에 근거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하지 않겠다'란 부정문 형태의 결심이 아닌 다음처럼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3P' 공식인데, 긍정적(positive)-현재형(present)-개인적(personal)인 문장으로 문구를 만들면 된다. “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결심의 말 대신 “나는 금연가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마치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말이다.
    결심은 '하지 않겠다'든 '하겠다'든 둘 다 부정적 결과를 품는다. 독일의 안젤름 그륀 신부는 그의 책 <머물지 말고 흘러라>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좋은 결심으로 덮여 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몇 번씩이나 무언가를 계획하지만 실행하지 못한다면, 그건 바로 지옥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심을 해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러자 분노가 치밀었지요. 스스로를 책망하고, 자신을 거부했습니다. 내면의 분열은 이렇게 커져갔습니다. 결국 나는 이 분열을 극복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때 나는 신에게 의지했습니다. 비로소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었지요. 당신도 내면의 분열을 막으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성취도는 더욱 작아지지 않던가요?”
    그의 말이 옳다. 우리가 결심을 하고 그 결심한 바를 100% 실행해낸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다. 하지만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고 결심이란 놈은 언제나 나약한 인간들 앞에 덫을 놓는다. 잘 해보자고 한 결심이 내면의 분열을 불러와 마음을 가시밭으로 바꿔놓는다. 바로 실행하는 것. 이것이 최선이다.
    행동하는 힘이 추진력이지 결심하는 힘이 추진력은 아니다. 당신이 만약 '하루에 한 페이지씩 글쓰기' 계획을 세웠다면 '하루에 한 장씩 글을 쓰겠어!'라고 반복해 결심하지 말고 다음 날 해가 떴을 때 조용히 컴퓨터 전원을 켜라. 그리고 써라. 이것이 내적 분열에서 스스로를 구할 유일한 방법이다.
    한 걸음을 내딛는 것, 그것만이 진짜다.

    _손화신은 에세이 <나를 지키는 말 88>의 저자다. 스피치 모임을 10년 동안 진행해오며, 진정한 말은 침묵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대로 된 한 마디’를 하기 위해 말의 뿌리인 침묵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키워나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현직 음악담당 기자이며, 길스토리 프로보노이자 카카오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글 쓰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 브런치 주소: brunch.co.kr/@ihear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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