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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세상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Hwashin Son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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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오답노트를 쓰다
    추천수 229
    조회수   1,765
    나만의 오답노트를 쓰다
    글 : 손화신 (작가)

    내가 쓰는 글들은 학창시절의 오답노트를 닮았다. 이 노트의 주인공은 정답이 아니라 오답이었고, 나는 이게 참 우습고도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 노트를 만들려면 필수적으로 있어야하는 게 나만의 오답들이었던 거다. 스스로 생각했으나 틀린 것들, 이 흔적을 노트에 모으면서 나는 타인의 의한 내가 아닌 나에 의한 내가 되어갔다.
    내 인생에 정작 필요했던 것도 오답노트였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해설지를 들춰보고서 정답으로만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오답이어도 좋으니 나로 한번 살아보고 싶었으니까.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도 늦지 않을 테니까.
    한때는 인생을 먼저 살다간 현자의 말, 철학자와 인문학자들의 말을 정답으로 삼고 그것을 나침반 삼아 살기도 했다. 그것은 쉽게 들추어 본 해설지였다. 내 인생의 문제는 틀리더라도 내가 직접 풀어야만 한다는 걸 꽤나 뒤늦게 깨달았다.
    오답을 쓰면서 나는 내 삶 앞에서 고뇌하고, 그렇게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갔다. 모든 문학의 주인공들도 고뇌하지 않던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베르테르가 고뇌하고 <햄릿>의 햄릿 역시도 깊은 번민에 빠진다. 주인공은 고뇌하기 때문에 주인공인 것이고 그 고뇌가 오직 자기만의 것이어서 근사한 것이다.
    내 삶이란 문학에서 나는 주인공이 될 것이다.
    - 손화신,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 중

     

    _2016년 8월부터 길스토리 크리에이터 멤버로 활동 중이다. 6년째 문화예술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나를 지키는 말 88>의 저자이기도 하다. 2019년 9월 1일, ‘제6회 카카오 브런치북’ 대상에 빛나는 두 번째 책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웨일북)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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