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식인의 초상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Portrait of the intellectual 20F oil on canvas 2019
그는 한없이 많은 정보를 책을 통해 받아들입니다.
인터넷도 신문이나 잡지도 아닌 종이로 된 책. 거기엔 그만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속도의 문제입니다.
그가 받아들이는 세상은 딱 그가 감동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넘기는 종이장과 앞으로 넘길 수도 뒤로 돌아갈 수도 있는 통시성과 공시성,
도대체 지은이의 권위와 그의 인용을 확인할만한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그에겐 얼마나 큰 안도감을 주는지.
그는 적어도 그가 받아들이는 정보에 대해 순결하고 금욕적입니다.
그래서 그는 서적을 통하지 않는 어떠한 정보에도 감동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