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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합니다
    Soungsoo Lee
    Painter
    이성수 / 상세보기
    나는 심판관입니다.
    추천수 155
    조회수   2,051
    나는 심판관입니다.
    그림·글 : 이성수 (미술가)

    나는 심판관입니다
    40F acrylic and pastel on canvas 2019
    나는 심판관입니다.
    법과 기억력이 나의 정당성이고 이 망치가 나도 돌이킬 수 없는 결정적 순간의 마술 봉입니다. 나도 내가 도대체 이런 마술적 힘을 가질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법도 내 기억력도 현실에 속한 것이지 사람을 살리고 죽이고 가두고 고립시킬 마술에 속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밤이 되면 내 못 말릴 기억력은 내가 내린 판단 하나하나를 머릿속 캐비닛에서 꺼내어 펼쳐놓고는 그 주문에 의해 판단 받은 죄수들의 현실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그 캐비닛을 닫을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주문은 ‘내가 아니라 정의이다’입니다. 나는 심판관, 결코 실수할 수 없는 마술사입니다.

     

    _이성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3년부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룹 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이 있고, 환상이 있고, 웃음이 있고, 공기가 있고, 바다가 있으며 그 안에 너와 내가 있다. 환경, 동물, 사람이 존재하고 융합되는 그의 이미지는 때로는 부드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차가운 얼굴로 다가와 세상의 무엇을 이야기한다. ⓒLee Soungsoo soungsoo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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