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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세상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Hwashin Son
    Writer
    손화신 / 상세보기
    나는 왜 과정보다 결과를 생각할까
    추천수 393
    조회수   2,249
    나는 왜 과정보다 결과를 생각할까
    글 : 손화신 (작가)

    어떤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가 인터뷰 때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잖나. 무대에 서는 게 재밌고, 그래서 하루 종일 재밌는 거 같다. 스키를 타러 간다고 했을 때 가는 차 안에서의 시간도 있지 않나. 스키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걸 타러 가는 시간 동안도 즐거운 것처럼 저희도 같은 마음이다. 무대를 준비하면서 아침부터 일어나 머리를 하고 옷을 입는 그런 모든 과정이 즐겁다."
    듣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건 그 자체가 가장 큰 보상이라고. 그 보상이 최상의 결과라고. 우리의 시간은 한정돼 있고, 흘러가는 이 시간은 애틋할 정도로 소중한데 그 시간 속에서 경험하는 수많은 과정들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얼마나 가여운 일일까. 결과의 시간만을 소망하고 결과의 시간만을 내 삶으로 인정한다면 그건 과정이라는 더 긴 시간을 내다 버리는 것 아닐까.
    나에겐 과거 한때 'Not Yet'의 시간들이 있었다. 내가 바라는 이상향을 정해놓고서 아직은 그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날들. 그때 난 '지금 이 시간은 내 목적지로 가기 위해 견뎌내고 거쳐 가는 시간일 뿐이다, 그러니 빨리 지나가버리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부끄럽지만 이런 태도로 꽤 오래도록 살았다.
    그 시간들은 이미 나를 지나가버렸다. 후회는 내가 감당할 몫이다. 그래도 저 멀리 보이는 문이 아직은 닫히지 않은 것 같다. 과정의 충만함이 있는 저 문 안의 세계로 들어가 보려 한다.

    _2016년 8월부터 길스토리 크리에이터 멤버로 활동 중이다. 6년째 문화예술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나를 지키는 말 88>의 저자이기도 하다. 2019년 9월 1일, ‘제6회 카카오 브런치북’ 대상에 빛나는 두 번째 책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웨일북)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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