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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걸어왔고,
이제 가야 할 길은
오르막입니다.
난,
'복종'에서 태어나,
'인식'을 항해하고,
'절망'의 숱한 언덕,
'열정'의 늪을 지나,
'신학'의 구조 위에,
오랜 집을 지었습니다.
신학의 구조 위에 세운
나의 집은 많은 방이 있는
견고한 성이었다 기억합니다.
손님을 위한 많은 방과 나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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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화가)
2016-08-01 13:24: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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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보자. 돌아올 수 있을 만큼만.
끈을 매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듯
나의 여행은 삶을 위한 삶의 포기이다.
그래서 난 이제 잠시 자유롭다.
긴장을 버리고 일상을 버리고
내가 아닌 다른 이가 되어보자.
그러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은
덩쿨가득한 꽃밭이다.
꽃밭에서 난
집을 짓지 않아도 될 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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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화가)
2016-08-01 13:14: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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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고 봄은 간다.
인생은 봄 향기를 품고
그 향기는 다시 봄이 된다.
석양이 뉘엿해지면 햇살은
향기를 지긋이 벅차게 하고
이제 성숙한 이 호흡은
대지에 퍼져 진실이 된다.
석양은 밤으로 향하겠지만
향기는 남아 가득하리라.
향기는 호흡,
내 안에 있어 실재이니,
지나가는 모든 인생... |
107 / 1,138
이성수 (화가)
2016-08-01 12:59: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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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최소한의 표현입니다.
내가 그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꺾을 때 함께 꺾었던
내 일반적 호기심과 동물의 마음을 보셨다면,
꽃은 그저 내 사랑의 작은 상징의 부분이었을 뿐임을
아셨을 것입니다.
꽃과 함께 나는 내 마음의 욕심을 꺾고
꽃과 함께 난 내 아름다움을
그대에게 드렸습니다.
사랑은... |
115 / 1,207
이성수 (화가)
2016-08-01 12:39: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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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십니까?
사자에게 복음을 전하러 갑니다.
두렵지 않으십니까?
두렵지 않습니다.
사자가 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슴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제 발걸음이 사뿐하기 때문입니다.
사자를 깨우실 겁니까?
그렇게 되겠지요.
두렵지 않습니까?
두렵지 않습니다.
내게 전하고 죽을 가치가 ... |
106 / 1,318
이성수 (화가)
2016-08-01 12:36: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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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그 곳에 있습니다.
나의 영혼은 물에 빠졌고,
눈물은 강물이 되었으며,
염려는 동기가 되어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게 합니다.
폐허 가운데 남은 것은 사람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곳의 사람들이 더 잘 보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그 사람을 주목하는 것에서 온다면
오늘 많은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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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화가)
2016-08-01 10:2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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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다. 선인장이 크고 많으니
이곳은 사막이다.
내가 사막을 꿈꾸고 사막을 바라니
이곳은 사막이다.
바람이 분다. 뜨겁고 강한 바람이다.
내게만 부는 이 바람은 나를 실어
사막의 경계로, 그 떨어지는 절벽으로 나를 안내한다.
난
그 곳인 이곳에서
질문자인 나에게
짧은 시험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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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화가)
2016-08-01 10:19: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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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모습은 추상입니다.
이름 붙일 수 없는 형태.
그래서 신의 모습은 늘 어떤 비유로만
묘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꾸 신을 비유로 부르다 보면
어느 순간 신을 부를 때 사용되는 단어 중 빈도수가
많은 단어를 진짜 그의 이름인양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신은 추상, 어떤 이름도 그를 포함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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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화가)
2016-07-31 17:28: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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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아이들의 놀이 속에서
장엄함을 보았다.
그들은 물을 만났고
그림자가 되었고
크게 울었고 더 크게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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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화가)
2016-07-31 16:41: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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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otion.
내가 드릴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건 당신이 내게서 아무것도 받지 않으실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일을 합니다.
내가 받은 이 선물이 너무 무거워 난 걸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때때로 돌아보면 그 걸음이 내 삶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난 당신께 드린 것이 아무것도 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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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화가)
2016-07-31 16:33:20 | |